핀테크 시대의 금융회사의 자산 관리 전략 (1) 라이프스타일(Lifestyle)

지난 달 서울대학교 MBA에 초대되어 디지털 금융 혁신(핀테크)을 위해 금융회사가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특강을 했다. 오신 분들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금융그룹 중 하나의 계열사 지점장급 고참들. ‘그동안 이런 강의도 들어보셨겠지만 서비스를 만들어본 사람한테 들어본 적은 별로 없을 테니’라고 생각하고 최신 정보를 담아 준비하고 무사히 강의를 마쳤다.

강의가 끝나고 몇 분이 오셔서 인사를 해 주시고 따로 만나서 식사도 같이 하며 이 분들의 졸업 발표를 도와드리기로 했다. 처음엔 어느 정도 훈수만 두면 되겠거니 하고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자존심 문제도 있고 (내가 도와드렸으니 잘 되어야 한다는) 해서 많이 관여하게 되었다. 나도 이번 기회에 예전 증권사에서 했던 자산관리 리서치를 다시 한 번 업데이트해 보자는 생각에 최신 글로벌 리포트수십개를 구해 읽고 (수 백 페이지를 읽어야 했다) 정리하고 함께 자료를 만들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 일도 안 하고 일주일을 집중해서 정리해 보았더니 신기하게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우리가 정한 방향성은 세 가지,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플랫폼”이다. 먼저 라이프스타일,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금융상품을 어떻게든 팔려고 푸쉬한다. 고객들은 금융상품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고 (전통적인 자금 설계 주제인 결혼, 집장만, 자녀 교육 뿐 아니라 여가생활, 건강, 새로운 학습, 의미 있는 삶 등의 다양한 관심사)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선진 금융회사들과 국내 선진 기업들은 고객의 비금융 (금융이 아닌) 니즈, 라이프스타일로 접근하여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현대카드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이나 고객의 스타일별로 (여행을 많이 하는지, 쇼핑을 많이 하는지, 마일리지 같은 것 필요 없고 그 자리에서 현금 할인을 바라는지) 혜택이 확실히 구별되는 카드 상품을 내놓고,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상품과 문화 마케팅 등을 하고 있다. 치아 보험으로 유명한 라이나생명의 경우도 50대 이상의 고객들에게 건강과 여행 상품을 연계한 ‘전성기’라는 무료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나의 글로벌 모회사는 여행 자회사를 가진 헬스케어 대기업 ‘시그나(Cigna)’란 회사이다. 삼성생명은 은퇴설계 연구소에서 글로벌의 방향성과 가장 잘 맞게 건강, 취미/여가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사회활동까지 고객들의 다양한 삶의 관심사를 스토리로 풀어가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라이프를 디자인하라는 메시지로 고객에게 다가간다.

이제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나이와 자산 규모 등의 전통적 기준이 아닌, 생애 목표와 관심사에 기반해 고객을 분류하고 각 그룹마다 그 고객들에 특화된 상품, 가격,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바라고 걱정하는지를 알고 그 옆에 미리 가서 서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 상품은 이런 기능이 있어요”가 아니라 “고객님, 이렇게 살고 싶으시죠?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데요”라고 말해야 한다.

(2편 디지털에서 계속)

0 replies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