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은 핵심인재를 놓치는 이유

삼고 초려했다. 임원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해서 바빠죽겠는데도 시간 내서 대리, 과장도 찾아가서 영입한다.

그 친구가 오면 이 일을 맡기면 되겠다 조직도의 사각형을 하나 더 채우고 흐뭇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인사부에서 연락이 온다.

“상무님, OO회사, 이 과장이 안 온다는데요.”

“예? 언제요? 언제 버전인가요? 제가 그저께 만나서 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아까 메일 와서 안 온답니다.”

‘뭐가 잘못된 건가? 이 아이가 실제로는 마음도 없었으면서 나한테는 생글거리면서 어려운 대답을 피한 건가?’ 오만 가지 생각이 난다. 메일을 전달 받았는데 마음을 바꾼 큰 이유도 없어 보인다. 뭐지? 뭐지?

고민하다가 직접 물어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안 받는다. 두 번째 전화에 겨우 답을 한다. “제가 전화를 못 봐서요.”

“아니, 이 과장, 그저께 오기로 했잖아. 무슨 일이야?”

“생각해 보니까 그냥 여기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곤란한 건 아는데 나도 사정을 알아야 우리 프로세스가 잘못되었으면 고칠 거 아닌가. 얘기라도 해 줘.”

“사실은요, 마음을 정하고 인사부랑 조건 협의를 하는데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저 여기서도 연봉도 좋고 여러 조건이 좋거든요. 꼭 이직을 할 필요도 없는데 상무님이 같이 일하자고 해 주셔서 같이 할까 했는데, 채용 조건이 좀 부실해서 제가 몇 가지 더 해 달라고 했더니, [과장님이 오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저희 회사는 규정이 원래 이래요. 다들 그 정도로 수긍하고 들어오세요. 그리고 휴가랑 인센티브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되시는 거에요.] 이러는 거에요.”

“아니, 휴가는 여기도 있는 거고 인센티브는 회사 사정으로 안 주면 그만인데 그걸 어떻게 비교라고.. 그리고 제가 언제 먼저 가겠다고 했나요? 회사의 얼굴인 인사부가 이런 정도면 회사 분위기 알 만 한 것 같아서 안 가려고요.”

엄청나게 당황스럽다. 인사부가 내 소관이면 불러다가 난리라도 쳐야 하는데.. 일단 이 과장을 달랜다. “이 과장, 원래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는 게 인사부 일이잖니. 말을 좀 더 기분 좋게 했어야 하는데 그건 잘못되었다. 그런데 일은 나랑 할 거니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기분 나쁜 건 나쁜 거고 여기 와서 좋을 일도 많을 거야.”

“상무님이 정 그러시니 그럼 한 번만 더 생각해 볼게요.”

운이 좋으면 마음을 돌려 입사하겠지만, 인사부가 회사 규정 운운하며 기분 상하게 해서 입사를 포기하는 핵심인재들도 종종 있다. 핵심인재들의 마음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성과를 많이 내는데 왜 연봉 협상 때만 형평성 이야기야. 정확히 보상을 해야 할 것 아냐. 내가 그렇게 중요하면 회사 규정을 바꿔서라도 나를 데려가야지.’ 그래서 같은 직급 동료들의 눈과 형평성에 대한 정서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대기업에서도 핵심인재들에게는 프로야구선수들처럼 사이닝 보너스 (signing bonus, 사인할 때 얹어주는 큰 돈, 이적료)를 주는 경우가 있다. 말 한 마디로 수 천만 원 사이닝 보너스 좀 갚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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