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경쟁사가 아닌 것은?

내가 기업 강의에서 청중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은, “다음 중 이마트의 경쟁사가 아닌 곳은 어디일까요?”이다. 보기는 4가지,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천원샵, 네이버 이 네 가지를 보여주고 손을 들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 손을 든다. 현대백화점이나 천원샵에도 손을 든다. 이유를 물어보면 롯데마트는 이름부터 직접 경쟁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백화점과 마트는 타겟 고객이 좀 다르지 않냐는 대답을 한다. 내가 다시 물어본다. “제가 삼성전자 TV를 한 대 사려고 하는데 금요일에 퇴근하면서 집 근처 이마트에서 구경하고 토요일 부모님 댁에 갔다가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에 가서 같은 TV를 상품권 할인 받으며 사면 어디가 얼마나 이익일지 비교해 본다면 그 둘은 경쟁자입니까, 아닙니까?”라고. 그러면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같은 제품을 여기서 살지 저기서 살지 고객이 고민한다면 그 둘은 업종과 주요 타겟 고객층과 상관없이 경쟁자다. ‘이상하네, 에누리나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비교해 본 가격과 너무 차이가 나네. 역시 오프라인 매장은 비싸’ 하면서 최저가 사이트로 넘어가서 상품평을 보니 다들 좋은 물건 싸게 잘 샀다고 한다. ‘같은 제품인데 매장 임대료를 내가 낼 필요가 있나’하면서 그 사이트에서 산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답 없음. 모두 경쟁사”이고 이제 이마트의 최대 경쟁자는 네이버와 쿠팡이다. 예전엔 가전제품 하나를 사기 위해 일단 동네 대리점에 가 보고 가장 좋은 물건이 먼저 들어간다는 (사실이지는 모르겠다) 백화점도 가 보고 전자제품 전문 하이마트도 가 보고 고민을 하고 가격 협상을 했는데, 디지털 시대의 고객들은, 일단 사람들과 접촉하기 전에 디지털(인터넷, 모바일)에서 검색을 해 본다. 어디에서 얼마에 살 수 있는지를 충분히 조사해 본 후 그 정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제품도 살펴보고 가격 협상도 한다. 가전제품은 그런 경우가 비교적 드물지만 생활용품의 경우는 쿠팡 등의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반 값에 사는 일도 흔하다. 50%씩 깎아서 사는 게 몸에 배니 10-20% 깎아주는 건 깎아주는 것 같지도 않다. 이제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은 긴장해야 한다. 가끔씩 만나서 정보를 공유하고 친하게 지내는 업계 지인들의 모임에서 커버하고 있지 못한, 다른 업종의 경쟁사가 실제로는 우리 목을 가장 조여온다.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이번 달엔 우리가 좀 많이 팔고 지난 달엔 너희가 좀 더 많이 팔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예 게임의 룰을 바꾸는 생각지도 못한 경쟁자가 와서 우리 모임 지인들의 일자리를 다 없애려 한다. 이제 더 이상 업종 경쟁사에서 아직 하고 있지 않다고 태평하게 천천히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작은 기업들이 우리 업 자체를 의미 없게 만드는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이 왔을 때 어떻게 막아낼 건지, 이들보다 돈과 사람이 많은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은 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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