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제공하라

핀테크 기업들이 언론에 보도되면 홈페이지에도 가 보고 모바일 앱도 한 번 깔아본다. 예전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해 우리 나라에서 얼마나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서 써 본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금융전문가와 IT 전문가가 모여서 혁신적인 서비스도 만들고 금융회사와의 협업도 잘 되는데 우리 나라는 금융전문가가 없는 회사에서 만든 앱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고, 금융 전문가들만 모여서 만든 서비스는 혁신적인 면이 부족하고 아직도 전통적인 금융 마인드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왕년에 증권계를 평정했던 시스템을 만드셨던 고위 임원 분이 핀테크 회사를 만들었다고 신문에 났다. 들어가서 서비스를 써 보려 하니 자꾸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라는 메시지만 짜증나게 뜬다. 무료로 충분히 써 보고 더 좋은 기능을 위해, 더 큰 용량을 위해 유료회원이 되라고 유도하는 글로벌 1등 서비스들에 익숙하다가 서비스 가치를 보여주지도 않고 자꾸 돈 내라고 하는 서비스를 보니 낯설다. 웹에서만 그런가 싶어 모바일 서비스를 써봤다. 똑같다. 맨 아래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메뉴 중 어느 것을 눌러도 ‘유료회원 가입 페이지로 가시겠습니까?’만 묻는다. 하다 하다 ‘도대체 얼마야?’라는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다시 홈페이지로 돌아갔다. 그 후엔 계속 도돌이표. 결제를 하려 해도 하게 해 주질 않는다. ‘이런 앱을 출시해 놓고 아무도 관리를 안 하나?’ 이 회사는 계속 발전하겠지만 나는 당분간 이 회사가 크게 발전할 거라 생각하지도 않고 이제 관심도 없다.

무료 경제에 관한 베스트셀러들이 나올 정도로 무료는 강력한 요인이며 (쓸만한 서비스가 아니면 무료가 뭐고 다 필요 없다. 가치가 있을 경우에) 무료로 쓰다가 너무 좋아서 충성 고객이 되고 주위 사람들한테 좋다고 소문 낼 정도가 되었을 때 회사가 고마워서, 혹은 ‘돈 내면 훨씬 좋은 걸 준다니 한 달에 몇 천원, 몇 만원 내 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정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등이 기본적으로 다 공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료로 퍼 줘라. 기대한 것보다 늘 더 많이. 그 중 유료고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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