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IT 기업에서 일하려면 어떤 전공을 택해야 할까?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전공도 원래 하고 싶었던 공부보다는 취업 전망이 좋은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인문학 열풍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거꾸로 인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후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을 배워서 IT 업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최근 주위에서 몇 명 만나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다. 26년 전 내가 대학에 진학할 때 공학계열에서 전자공학과와 함께 가장 인기 있었던 전산학과(혹은 컴퓨터공학과, 학교마다 이름이 좀 다르지만)가 그 동안 3D 전공이라며 가장 인기 없는 전공으로 전락했다가 스타트업 부자들이 많아지면서 다시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물론 요즘 인기 있는 전공의 이름은 전통적인 전산학/컴퓨터공학보다는 IT, 특히 디지털 (인터넷/모바일) 분야의 기업에서 하는 일과 관련한 이름을 붙인 융복합적인 이름일 경우가 많다.

커리어 고민을 하는 대학생, 고등학생들에게 어디에서 일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구글, 애플, 네이버, 삼성전자 등의 첨단 IT 기업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물으면 정해진 일보다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내가 뭘 바꾸기는 너무 어려워 보이는 수십,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업종에서 프로세스에 맞춰 일하기보다는 기존에 없었던 것을 만들고 알리면서 내가 한 일이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 주는 일을 경험을 하고 싶다니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전공을 해야 그 길로 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부모님들은 물어보신다. “이 전공을 하면 그런 곳으로 갈 수 있나요?” 나는 대답한다. “그런 회사들에서는 특정 전공만을 찍어서 사람들을 뽑지 않습니다. 물론 컴퓨터나 경영을 공부하면 유리하긴 하지만 기술이나 경영스킬 뿐 아니라 사람들(본성, 심리, 행동)을 이해해야 하므로 인문학 전공자도 필요합니다. 관련 전공을 했다고 뽑아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에 와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왜 그런지, 그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남달리 잘 준비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 조직의 발전과 관련이 있는지를 보고 뽑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hot한 전공이 졸업할 때는 인기가 없을 수도 있으니 본인이 정말 일하고 싶은 곳과 관련된 공부를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가 정해지면 관련 공부를 잘 선택할 가능성이 많다) 하는 게 맞습니다.”

부모님은 또 물어보신다. “이 전공(디지털분야 복합전공)을 했다가 그런 회사에 못 들어가면 어떡하나요? 아이는 이 전공을 하고 싶어하는데, 너무 세부적인 전공이 아닌가요? 그냥 전자공학과나 기계공학과에 보내서 삼성이나 현대에 가서 일하는 게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내 대답은, “실제로 배워보기 전엔 맞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그 전공을 하고 싶어서 선택하는 거라면 그냥 선택하게 두십시오. 구글, 애플에 못 들어가도 앞으로 모든 업종의 모든 회사는 디지털과 관련한 더 많은 자리를 만들고 사람을 뽑게 될 겁니다. 디지털은 잠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이미 자리를 잡은 큰 방향이거든요. 오프라인 제품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온 전통 기업들이 이제 구글, 애플에 입사하기 위해 잘 준비한 신입사원들도 뽑기 시작할 겁니다.”

이제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고 새로운 것도 많아져서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진로를 가이드해 주기도 어렵다. 부모님보다 그 분야를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자녀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가려고 하는지 잘 들어주고 그 분야에서 일해본 인사이더들을 소개해 주어 길을 함께 찾는 게 좋다. 그렇게 찾아도 가면서 또 수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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