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에 대한 생각

평가 때마다 평가를 받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둘 다 고민되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사업계획, 업무계획을 세우고 6개월이 지나면 목표에 비해 어떻게 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되는데, 목표대로 한 것, 못한 것, 목표는 잊고 다른 방향으로 한 것도 있고 후회도 되는데 시간은 이미 지난 경우가 많다.

평가에 따라 잘 한 사람은 보상(돈, 승진, 더 큰 프로젝트 기회 등)을 받게 되고 부족한 사람은 더 잘 하라는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서로간의 기대와 생각의 차이를 잘 설명하기도 어렵고 종종 그 결과로 섭섭함을 느끼고 일을 놓는다거나 조직을 떠나는 직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중간에 새로 들어오면 아무리 잘 해도 평가기간 내내 일한 사람에 비해서는 점수를 못 받거나 (같은 정도로 잘 했다면 더 많은 시간을 공헌한 사람을 우대하므로), 떠날 사람이 점수를 깔아주거나, 잘 했지만 인원이 적어 (특목고의 내신이 나쁜 것처럼)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숫자가 적으니 다른 더 큰 조직의 중간 정도 한 사람보다도 점수를 못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평가가 공정하게 되려면 먼저 평가자와 피 평가자 양측이 목표를 같이 정하고 동의해야 한다. 이때 쉬운 목표를 정하고 100% 달성한 사람보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100%는 못해도 80% 달성한 사람 — 후자의 80%가 전자의 100%보다 클 때 — 에게 조직이 더 보상을 해야 한다. 목표의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고 달성 결과만을 측정할 때 의미 있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조직은 그저 그런, 중간밖에 못 가는 조직이 된다.

또 평가자도 사람인지라 오래 같이 일해왔다든지, 자기와 코드가 잘 맞는다는지 등의 이유로 특정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기도 하는데, 그래도 평가는 그것과는 별개로 쿨하게 조직에 기여한 정도를 생각해서 해야 한다. 일은 못하면서 보스에게 잘 보이려고만 노력하는 사람이 예쁨 받고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는다면 그 불공정함 때문에 딸랑거리는 사람들만 늘어나고 진정한 가치를 주는 사람들은 떠난다. 물론 어떤 평가이든 아무리 객관화해도 주관적 잣대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딱 떨어지게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조직원들이 ‘우리 보스는 평가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할 때, 보스는 ‘이 녀석 삐쳐서 나가면 어떡하지? 얘는 내 입장을 이해해 주려나? 어떻게 이 차이를 설명해주지?’ 등의 고민을 한다. 일한대로 평가를 못 받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그때 사정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보스가 그걸 기억하고 다음에 갚아줄 수도 있다. 평소에 했던 일의 내용 뿐 아니라 어떻게 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등의 여러 경험이 보스에게 영향을 미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을 형성하고 평가 기간에 또 반영이 된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조용히 듣기만 하고 보스와 의견충돌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스와 싸우고 덤비기도 하지만 조직의 중요 역할을 맡고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 주도적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의 인성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는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조직장들은 이 친구를 이렇게 보고 있구나’, ‘매번 이 점수를 받다니 이 친구는 정말 잘 하나보다’ 등의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결과가 나왔을 때 자기 평가보다 보스의 평가가 좋으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되고, 자기 평가보다 보스의 평가가 낮다면 자신은 모르지만 보스의 기대만큼 못하고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스와 꼭 상의를 하고 뭐가 부족한지, 뭘 더 잘 하면 될지를 조언 받는게 좋다.

대부분의 회사가 운영하는 상대평가 시스템 때문에 항상 모든 사람에게 최고 등급을 줄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리더라면 조직을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그간의 모든 고생에 대해 갚을 만한 보상을 한다. 그 형태는 돈일 때도 있지만, 승진, 좋은 기회, 동료들과 비교되지 않는 멋진 경력(career)일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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