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가 바보같고 무능력한 것 같다면

‘내 보스는 능력 없는 바보 같은 아저씨다. 신입 직원 3배의 연봉을 받으며 하는 일도 없다. 성격도 거지 같아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 사람만 없어지면 지옥이 끝나고 천국이 시작될 것 같다.’

그런가? 이 사람 없어지면 정말 그런 날이 올까? 이 사람의 어떤 면을 문제 삼아 쫓아냈다고 치자. 정말 좋은 상사가 새로 와서 우리와 조직을 발전시켜준다. 이러면 정말 좋겠지. 하지만 현실은 이런 일보다는, 조직도 같이 없어져서 팀원들이 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일이 더 많다.

‘날 아는 보스가 사라져서 내가 얼마나 일을 잘 하는지 설명해 줄 사람도 없고, 선배들도 자기 살 길 찾기 바쁘다. 어느 부서로 가고 싶냐는 면담만 여러 번, 원하는 부서에도 자리가 없단다. 떠돌다가 날 받아준다는 부서에 인사를 갔더니 거긴 더 가관이다. 차라리 예전 보스가 나았어. 그 사람은 능력 없고 성격은 안 좋아도 사악하진 않았는데.’

거기다 내가 그 마음에 안 들던 보스를 쫓아내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면 어떻게 되나? 그 보스에 대해 동정표를 갖게 된 사람들이 그 소문을 내고 (세상에 비밀은 없다) 여러분의 등에는 자신만 모르는 ‘보스 킬러’라는 낙인이 찍힌다. 지금 조직에서는 더 이상 나를 키워줄 보스는 없다. 자기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보스의 능력이나 성숙도에 부족함이 있다 해도 그 사람이 도와줘야 여러분이 올라간다. 보스를 한 자리 위로 올려주고 그 자리가 비면 나를 끌어올려서 같이 크는 게 제일 좋고, 보스가 다른 데로 가면서 그 동안 그를 가장 잘 보좌했던 나를 추천해서 내가 그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이 나를 키워주기는 어려워도 못 크게 막기는 아주 쉽다. “쟤는 안 됩니다.”라는 한 마디에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분을 그 사람이 떠난 자리에 앉혀주는 조직은 없다.

또, 정말 이상한 보스라고 해도 그 보스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 하는 동안, 조직에서 여러분에 대한 평판은 ‘성인(saint)’ 수준이 된다. ‘저런 이상한 사람도 잘 모셔주는데 나한테는 얼마나 잘할까?’ 라며 다른 조직장이 접촉해 온다. “김 과장, 요즘 어때? 나랑 술 한잔 할까?”라며. 나가보면 “너 대단하더라. 나랑 일하자.”라고 한다. 이 보스가 놓아주지 않아 못 간다 해도 나를 데려가고 싶어하는 그 조직장이 그 위의 보스에게 이야기해 여러분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훨씬 나은 새 보스와 일할 수 있는 날이 온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옥 같은 날들, 생각보다 오래 안 간다. 여러분이 조금만 더 참고 해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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