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에 큰 도움을 준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을 배우게 된 계기

어느 날, 부장님이 오셔서 물으신다.

“문병용 씨, 영어 공부 하는데가 있는데 같이 안 가볼래?”

“예, 다음에 같이 가시죠.”

몇 주에 한 번씩 부장님이 물어보시고 내가 다음에 가자는 이야기를 한지 2-3번이 지났다. 그 당시 영어공부라는게 학원 가는 것 아니면 카페에 외국인과 앉아 프리토킹하는 수준이라 아시는 외국인들이 있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한 번 가 보기로 하고 부장님을 따라나섰다.

장소는 종로 2가 국세청 빌딩, 지금은 삼성증권이 있는 높은 건물이다.

빌딩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 올라갔는데 내려서 보니 좀 으리으리한 비즈니스 센터가 있는 층이다. 들어갔는데 근사한 조명에 긴 원목 테이블에 의자가 쫙 놓여 있고 외국인들과 우리 나라 분들이 앉아있다. 다들 잘 차려입은 정장에 얼굴도 한 자리씩 하는 분들 같다. 책상에는 빽빽한 영어로 뭐라고 써 있는 종이가 한 장씩 놓여있다.

“부장님, 여기 뭐하는 데에요?”

“응, 있다가 자기 소개하라고 하면 30초 정도 이름, 하는 일,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는지를 이야기하면 돼. 그리고 구경해 봐.”

“예.”

저녁 7시 반이 되자 부장님이 앞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신다. “Ladies and gentlemen, welcome to Seoul Toastmasters.” 유창한 영어를 하시는 우리 부장님이 아주 멋지다.

“오늘 오신 분들, 어떻게 오셨는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영어 꽤 한다고 하고 살아왔는데, 사람들 행색을 보아하니 다들 한 자리씩 하는 분들인 것 같아 주눅이 들어 어버버 하면서 겨우 자기소개를 했다. ‘영어 좀 한다더니 이 정도였어?’라고 생각하셨을까봐 창피했다. 나머지 1시간 반 정도는 미팅을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면서 유심히 살펴봤다. 빽빽하게 적힌 것은 그날의 미팅 진행 순서,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그 미팅에서 역할을 나누어 맡고 나와서 뭘 하고 들어가고 다음 사람이 나오고 들어가고, 그 모든 걸 다시 나눠 맡아서 서로 평가해 주고 피드백 해 주는, 선생님이 가르치고 학생들이 배우는 학원 스타일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배우는 시스템이다. ‘야, 이렇게 훌륭한 모임이 있구나.’

“어땠어?” 끝나고 나서 부장님이 물으신다

“너무 좋은데요.” “저는 카페에서 외국인 몇 명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너무 프로페셔널한데요?”

“그렇지? 여기 진짜 좋은 모임이야. 이제 여기 나랑 같이 다니자고.”

매주 부장님 차를 얻어타고 모임에 나가면서 조직에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운 Toastmasters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0 replies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