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를 해서 고객을 감동시켰던 경험을 이야기해 보세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마트나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짜증내던 고객을 진정시키고 원하는 상품을 골라드려 고객이 만족하고 가셨습니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소재도 평범한데다 너무 흔한 이야기라 재미도 없고 느낌도 없다. 내가 사람들에게 예로 들어주는 다음 실화를 들어보시라.

나는 예쁜 넥타이를 좋아하고 넥타이 선물을 하거나 받는 일이 많다. 약 세 달 전 금요일 저녁, 고마운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분당에 있는 AK 백화점에 갔다. 명품백으로 유명한 L사의 넥타이를 보러 매장에 들어갔다. 꼼꼼한 성격인데다 물건을 살 때 불량품이 많이 걸렸던 경험이 있어 선물은 특히나 까다롭게 고르는데, 넥타이 표면이 매끄러운지를 확인하기 위해 위에서 찬찬히 내려다보는 정도가 아니라 눈높이에 타이를 올려놓고 보풀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매의 눈으로 확인한다. 그런데, 내 담당 매니저는 내가 마음에 든다고 한 여러 모델을 재고가 있는대로 다 가져와 눈높이에서 살펴보더니 “고객님, 이 타이가 제일 상태가 좋습니다.”라고 골라주는게 아닌가. ‘오, 나만큼 꼼꼼한 사람이 있긴 있군.’하고 사기로 했는데 “고객님, 카드를 쓰시겠습니까?” “어, 카드가 있어요? 여러 번 샀는데 아무도 권해주지 않았는데. 그럼 주세요.” “저기 편한 자리에서 쓰세요.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카드와 펜을 책상에 놓아 주고 포스트잇을 가져다 카드 옆 책상에 붙여준다. “이건 뭔가요?” “예, 쓰시다가 잘못 쓰실 수 있으니 일단 연습하시고 옮겨 적으시라고 드렸습니다.”

‘와우!!’ 감동. 좋은 서비스 많이 받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헤아려서 챙겨주는 느낌이 드는 서비스는 처음인 것 같다. “매니저님, 고객의 소리를 쓸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약간 긴장한 얼굴로) “왜 그러시는지요?” “고객의 소리는 진상 고객이 화났을 때만 쓰는게 아니라 저처럼 감동 서비스를 받은 사람도 써야지요. 제가 하나 써 드리려고요.” (웃으며) “예, 따로 그런 건 없는데 저한테 써 주시면 제가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감동적인 서비스 감사합니다’ 정도로는 내 마음이 서운해서, 난 원래 이렇게 고르는데 이렇게 이렇게 챙겨주어 좋았고 고마웠다고 10줄 정도 상세하게 써서 매니저 분께 드리니 얼굴이 환해진다. “오늘 몸이 안 좋았는데 고객님 덕분에 하루가 너무 기분 좋게 갈 것 같습니다. 제 이름은 OOO이고요, 다음에 저희 매장에 오시면 또 저를 찾아주십시오. 제가 serve해 드리겠습니다.”

선물을 하고 밤에 집에 돌아왔는데 생각해 보니 나 혼자만 알기엔 너무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서비스는 널리 알려 백화점과 매장 분들이 다들 이렇게 고객들에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백화점 홈페이지, 페이스북, L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꽤 상세한 글을 남겼다. 고객의 소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몇 시간 안에 세 채널 모두에서 ‘칭찬의 글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실제로는 훨씬 상세하고 정중한 인사를 해 왔다. 그리고 이 매니저는 원래 서비스 잘 하기로 유명하며, 월요일 오전 조회시간에 다시 한 번 공유해서 칭찬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나는 다른 백화점의 10년 이상 단골인데, 이 매장만큼은 이 백화점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에 카카오톡 문자가 왔다. 크게 칭찬을 받아 기쁘고 고맙다는 인사. 그녀와 나는 지금 페이스북 친구다.

차별화된 감동 서비스를 했던 경험에 대해 자소서나 면접에서 이야기하려면 이 정도 얘기는 해줘야 한다.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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