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소개를 해 보세요.” (“Please tell me about yourself.”)

자기 소개를 해 보세요.”

모든 인터뷰에서 반드시 물어보는 이 질문, 가장 쉬워보이는 이 질문이 대답하기 가장 어렵다. 더 복잡한 질문들도 멋지게 대답을 하면서 왜 이 단순한 질문을 받으면 멍~해지는 걸까? 늘 들어봤던 질문이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 (참고로, 영어로는 “Please introduce yourself.”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콩글리쉬 같고 “Please tell me about yourself (너에 대해 말해봐).”라고들 한다.

내가 몇 년간 공들여 훌륭히 키운 조카가 국제중, 민사고를 거쳐 영국 최고의 명문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유학 전 인터뷰를 도와주면서 제대로 된 대답을 만드는데 가장 힘이 들고 많은 시간이 걸렸던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왜 이 길을 가려고 하는지 같이 고민했던 아이라 뭐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이 공부를 하려 하고 이 학교에 와야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준비는 이렇게 이렇게 해 왔다 등등에 대해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똑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는 아이였는데, 다른 걸 다 연습한 후에 가장 쉬운 이 질문을 하니 대답을 못한다. 참. “야, 다른게 다 준비되면 뭐해! 너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못하는데!”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탐문수색과 선문답을 하며 괜찮은 답을 준비했다.

우리가 이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인터뷰에서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저는 어느 학교를 나왔고, 뭘 전공했고 어디서 일했으며 여기에 지원했습니다’라고 하는 너무나 똑같은 형식의 재미없는 대답을 한다. 이력서 3초만 보면 알 수 있는 이 대답을 심지어 3분 정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질문한 사람은 1분 정도 편한 분위기에서 시작(ice breaking)해 보자 하는 생각도 있고, 바빠서 이력서를 못 보고 와서 시켜놓고 이력서 훑어보는 경우도 있고, 서류는 봤지만 인간적인 면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에 묻기도 한다. ‘이 사람이 가진 조건은 알겠는데 서류에 써 있지 않은, 진짜 ‘사람’에 대한 몰랐던 점은 언제 나오는 거지? 아직 1/3도 이야기 안 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면접관은 “예, 그만하면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아무 느낌과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고 가장 중요한 처음 1분을 날렸다. 훈훈한 분위기는 없다. 이제 날카로운 질문이 시작된다.

자기소개는 이렇게 하는 거다. ‘나는 OO를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OO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뭘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공 이야기) 그 공부를 마치고 이 길로 (지원하는 자리와 관련된 이야기) 가기로 결정하고 그 길을 가기에 가장 좋은 곳인 여기 (이 조직)에 지원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서류를 안 보고 1분 이야기만 들었는데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불필요한 이야기를 쏙 빼서 담백하고 간결하게 1분 동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연습하고 리허설하라. 그리고 나중에 왜 이곳이 가장 좋은 곳이냐고 물어보면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라고 물어본다) 자기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이기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세상에 가장 큰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어서’ 이 조직에 지원했고 이 조직은 앞으로 (내 덕에) 이렇게 좋아질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라.

노래방 가서 노래 시켜놓고 바라보지 않으면 힘빠지는 것처럼, 자기소개 시켜놓고 날 안 보고 서류만 보고 있으면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하지만 면접관은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평가한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지라도 똑같은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아이디어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팔 수 있는지를. 눈은 마주치지 않아도 귀는 2배 더 쫑긋하며 듣고 있으니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도록 하시라. 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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