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40인데 새로운 공부를 하는게 맞을까요?

요즘 만나는 분들 중에는 자기 회사에서 40대 직원들을 못 쫒아내서 난리라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를 묻는 분들이 많다. 30대, 심지어 신입사원도 명퇴 명단에 포함시켜서 욕먹는 회사도 언론에 나오는데 40대는 놀랍지도 않다.

얼마 전 회사 동료와 저녁을 먹으며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객들을 만나면서 ‘빅데이터 분석 (Data Analytics)’에 대한 수요가 정말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 그 동료는, 안 그래도 빅데이터 MBA가 생겼던데 거기 지원을 할까 하다가 시간과 수천만원의 비용을 생각해 보니, 40대가 회사를 몇 년이나 더 다니겠다고 그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이나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다.

내가 말했다. “부장님, 옛날에 배운 걸로 여태까지 많이 써먹었습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이제 그걸로는 먹히지가 않고, 지금 상태로는 몇 년 안 남은게 맞죠. 그런데 앞으로 수요가 많을 새로운 공부를 해 놓으면 그 수요가 유지되는 15-20년 정도는 더 할 수가 있고, 공부 마치는 2년 후에는 본격적으로 이 분야가 뜰 것 같으니 5천만원 들어도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이걸 하면 커리어가 훨씬 길어지는데 연봉의 일부만 투자하면 되는데 하시죠. 저는 강력 추천합니다.”

“아, 그런가요? 말씀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네요. 다시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게요.”

내가 다니는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의 평균 입학 나이는 50세다. 나의 입학 동기들 중 30%는 기업의 CEO, 30%는 임원, 나머지는 고참 부장급 형님들이었다. 학교의 최고령 박사과정 취득자는 75세라고 한다. 기업 세계에서 많은 것들을 이룬 이 분들이 왜 다시 공부를 하러 학교에 와서 몇 년을 고생하는 것일까? 100세 인생 중 (돈이 많아서 놀아도 되는 분들도) 70-80까지는 현직에서 일을 하고 싶고 자신들이 누린 것을 베풀기 위해 공부를 더 해서 후학을 키우고 싶다는 분들이 많다.

또 다른 친구는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금융 분야의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을 주로 공부하는 박사 과정에 입학했다. 이 과정을 통해 데이터 과학도 배울 거고 요즘 인기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로봇이라고 불리는 알고리즘이 정해진 룰과 모델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 사람보다 냉정하게 투자할 수 있다) 같은 것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생긴 과정이고 교수님들도 공부해 가며 가르치는 초창기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박사 과정을 마친 후에는 시장에서 보기 힘든 전문가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금 이 친구는 입학하길 잘 했다며 매우 만족해 한다.

‘나이가 40인데 뭔 또 공부냐’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께,

Think again.

뽑기 힘든 디지털 인재, 이런 마음으로 대하자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의 최고 리더들은 다들 TV나 신문에 나와서는 디지털 분야에서 혁신을 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혁신을 외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은 옛날 그대로다. 사람 뽑는 방식도 금융이나 제조업이나 유통업이나 똑같다. 새로운 분야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 우리 조직에 없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어디에서 확보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하는데, 일단 잘 모르니 헤드헌팅 회사를 고용한다. 써치펌 컨설턴트들도 디지털을 대부분 모르니 인재를 잘 찾지도, 검증하지도 못하여 시간이 지나도 적임자가 없다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하다 하다 역시 지인 소개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소개를 부탁한다.

내게도 핀테크를 비롯해 디지털 인재를 구해달라고 각종 회사에서 부탁이 많이 온다. 바쁜 와중에 시간 내서 같이 일하던 후배에게 전화하고 설득해서 소개해 주면, 만나보고 괜찮은지 검증하고 자기네가 안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특별 대우를 해서라도 데려가야 새로운 시도를 할텐데, 실상은 만나기도 전에 이렇게 말한다. “일 잘 하고 훌륭한 친구라고는 하는데, 대학 학벌이 좀 별로네. 우린 SKY 안 나오면 위로 올려서 승인받기가 좀 어려운데”라고 한다.

“너희한테 필요한 건 최고 스펙이 아니고 (그런 사람은 그 회사에 이미 많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실제 능력이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냥 ‘관둬라. 너희가 무슨 혁신이냐. 맨날 그렇게 하다가 정말 혁신적인 회사가 너네 자리 다 없애버려야 정신차리지. 그때 호들갑 떨면서 어떻게 해야 하냐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알겠다고 말하고 끊기도 한다. 자리를 소개했던 후배에게는 미안하게 되었다고 내가 말해야 한다. 이런 회사에는 다시는 좋은 친구 소개 안 해 준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잘 나가는 대기업 금융회사들 중에 이런 곳이 많다. 안 그래도 정부 규제 많지, 사람들 디지털 하나도 모르지, “잘 모르겠어. 버틸 때까지 버티면 하다가 접을 거야” 이러면서 안 도와주는 조직의 관성 때문에 외부에서 날고 기는 인재가 와도 일 하기 어렵다. 최고 리더가 작정하고 밀어줘도 그렇다. 이래서 외부에서 스타라고 불리는 핵심인재를 데려와도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우리가 모르는 이 새로운 디지털이라는 분야의 역량, 이거 어떻게 하면 갖출 수 있는 거야? 누구랑 이야기하고 누구한테 뭘 물어봐야 돼?”부터 고민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여러 전문가를 소개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 회사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방법을 택하면 된다. (그것도 실제 그렇게 될지는 막상 해 봐야 안다.) 이야기할수록 정신이 혼미해지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을 피하고, 이야기할수록 내 머리가 깨끗해지고 정리가 되면서 앞이 잘 보이게 해 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우린 대기업이잖아.” “우린 안정적인 은행이잖아.” “돈 많이 주면 올 거야.” “우리 회사에 다들 못 와서 난리야.” 이런 회사들이 갖고 싶어하는 디지털 인재들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르는 회사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동료들이 그런 회사에 들어가서 고생만 하다가 뜻을 펼치지 못하고 죽어 나온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인재들은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를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조직에 있는지가 회사를 옮길 때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 중 하나이다.

디지털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고 싶다면 실제 우리가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이들과 대화가 되고 이들의 뜻을 펼칠 수 있게 이 분야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공부를 하고 고민을 해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이 ‘오, 이런 대기업에서 이 정도 마인드가 있다니. 그럼 이 사람들하고 한 번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가족 같은 동료들과 이 회사에서 계속 오래 가고 싶으면 혁신을 이끌 인재들이 우리 자리를 뺏을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자리를 더 오래 지켜줄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도와주자. 우리와 다른 또라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도 낙인찍지 말고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