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참신한 감각을 활용하고 싶다면?

똑똑하고 훌륭한 젊은 친구들이 회사에 많이 들어왔다던데 올라오는 아이디어는 왜 매번 비슷할까?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20대 젊은 고객들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서 최종 결정은 서비스를 써 보지도 않고 이 고객층을 이해하지 못하는 50대 임원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객들과 같은 세대로서 비슷한 것을 좋아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젊은 직원들이 이런 게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내면 위로 올라가면서 팀장선에서, 임원선에서 ‘윗분들’이 좋아하시는 서비스나 컨텐츠로 바뀐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나 컨텐츠는 젊은 고객들이 보기에는 전혀 자기들과 맞지 않고 ‘이건 뭐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스펙 좋고 똑똑하긴 한데 헝그리 정신도 없고 그리 열심히 일하지도 않아.  칼퇴근과 연봉에만 관심이 있고 일과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리더들이 많다. 그런데 내가 본 젊은이들 중에는 칼퇴근이나 연봉보다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밤새워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계속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이런 친구들은 돈보다는 자부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 일에 대한 의미 등에 더 많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은데, 회의 시간엔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감각이 좋잖아, 이 친구들 아이디어 좀 들어보자고”하던 리더들이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애들 이야기’라며 무시하고 “위에서 이걸 좋아하실 것 같아”하면서 자기가 정해버릴 때 그들의 참신한 감각과 열심히 일하려고 했던 의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 등은 사라져 버린다.

기업의 리더분들께는 이런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다.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는지 면밀히 알아보고 그렇게 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젊은 고객들은 한 번 ‘뜨악’하고 놀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소문을 내며, 회사에는 뭐가 문제였다고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20대의 사용자들을 잡고 싶으면 20대가 많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하고 과정을 도와주며 성과로 이야기하면 된다. 목표 고객과 소통하지도 않는 50대 본부장이 예전 감성으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만을 이야기할 때 회사가 망가지고 조직원들이 죽어나간다.

친구와 가입해서 무사고면 50% 할인, 사고 나도 돈이 더 안 나간다면?

매년 자동차 보험을 갱신할 때가 되면 기존 보험사와 계속 거래할 것인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보험사로 옮길 것인지 고민이 된다. 난 꽤나 충성심 높은 고객이라 잘 옮기지는 않는데, 그래도 평생 무사고 운전자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금융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꿈꾸는 많은 핀테크 회사 중에 참신한 회사를 하나 발견했다. 금융, 그 중에서도보험에 소셜의 개념을 넣어 자동차 상품을 출시했는데 친구를 데려와서 함께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친구들끼리 사고를 내지 않으면 보험료를 50%까지 할인해 준다.

예를 들어, 1년에 내는 자동차보험료가 50만원이라고 하자. 몇 년째 거래하고 있는 보험사에 올해도 50만원을 내고 가입하는 대신, 사고를 거의 낼 가능성이 없는 안전 운전자 친구들을 초대한다. 한 명당 5%씩, 10명을 초대해 10명이 1년 후에 모두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경우 참여한 사람들에게 그 다음해 보험료를 모두 50% 할인해 준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사고가 났다. 최악의 경우 운 없게도 함께 가입한 친구들 전원이 사고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내년 보험료는 올해 내가 원래 거래하던 보험사에 냈어야 했던 50만원보다 올라가지는 않는다.

이런 상품이 나온다면 가입하시겠는가? 가입하면 최악의 경우에도 지금보다 돈이 더 나가지 않고, 최선의 경우에는 50%를 절약할 수 있다는데 안 할 사람이 있겠는가. 물론 사고 처리, 보상, 고객 서비스 등을 잘 할 경우에 이런 서비스가 진정으로 성공하게 되겠지만, 다이렉트 보험도 처음엔 문제가 많다, 이상하다 하다가 이제 대세로 자리잡았다. 시장을 선도하는, 덩치가 크고 운영비가 많이 드는 대형사는 보통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런 상품을 먼저 만들지 않는다. 이런 작은 회사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고객에게 유리한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무기로 공격하면 버틸 수 있을 동안 버티다가 결국엔 다른 경쟁자들이 다 움직인 후에 자기도 할 수 없이 움직이게 된다.

단기 실적으로 목숨을 연장하는 CEO들이 이런 결정을 하긴 쉽지 않지만, 어느 순간 이건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큰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면 늦기 전에 대응해서 따라가야 한다. 이런 핀테크 회사들의 공격을 당해 피를 흘리기 전에 큰 회사들도 진정으로 고객에게 가치 있고 저렴한 가성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