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면접에 대처하는 방법

‘압박’이란 단어는 불편하다. 강자인 면접관으로 들어가서 약자인 학생들을 놀려 먹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게 하는 면접관은 내 주위에선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가끔 학생들이 어디까지 버틸까? 들어와서 좀 힘들어도 그만 두지 않고 극복하는 노력을 할까?라는 것이 궁금해 약간 어려운 문제를 심각한 얼굴로 낼 때가 있다.

대부분의 면접관이 기대하는 것은, 회사에서 선배나 조직장이 다른 일로 기분이 상하거나 상태가 안 좋아 좀 짜증을 부리고 혼내더라도 의연하게 이겨내고 다시 잘 해 보려고 하는 후배의 모습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갑인 마지막 자리인 면접에서 (갑을 비유가 우습지만 일단 회사에 들어오면 요즘은 윗사람이 반드시 갑은 아니다) 맷집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거에요? 그런 이런 면을 해결 못하잖아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거에요?”

상대가 압박면접 (혹은 맷집 면접)을 한다고 느끼면 그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개인적인 공격이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연기하는 것이니, 의연하게 자기 뜻을 주장하라.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도전하면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쉽지 않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의연하게, “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럴 때는 그렇게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런 이런 이유로 여전히 제 생각이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자. 면접관인 미래의 팀장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제법인걸’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면접으로 넘겨줄 것이다.

무료로 제공하라

핀테크 기업들이 언론에 보도되면 홈페이지에도 가 보고 모바일 앱도 한 번 깔아본다. 예전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해 우리 나라에서 얼마나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서 써 본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금융전문가와 IT 전문가가 모여서 혁신적인 서비스도 만들고 금융회사와의 협업도 잘 되는데 우리 나라는 금융전문가가 없는 회사에서 만든 앱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고, 금융 전문가들만 모여서 만든 서비스는 혁신적인 면이 부족하고 아직도 전통적인 금융 마인드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왕년에 증권계를 평정했던 시스템을 만드셨던 고위 임원 분이 핀테크 회사를 만들었다고 신문에 났다. 들어가서 서비스를 써 보려 하니 자꾸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라는 메시지만 짜증나게 뜬다. 무료로 충분히 써 보고 더 좋은 기능을 위해, 더 큰 용량을 위해 유료회원이 되라고 유도하는 글로벌 1등 서비스들에 익숙하다가 서비스 가치를 보여주지도 않고 자꾸 돈 내라고 하는 서비스를 보니 낯설다. 웹에서만 그런가 싶어 모바일 서비스를 써봤다. 똑같다. 맨 아래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메뉴 중 어느 것을 눌러도 ‘유료회원 가입 페이지로 가시겠습니까?’만 묻는다. 하다 하다 ‘도대체 얼마야?’라는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다시 홈페이지로 돌아갔다. 그 후엔 계속 도돌이표. 결제를 하려 해도 하게 해 주질 않는다. ‘이런 앱을 출시해 놓고 아무도 관리를 안 하나?’ 이 회사는 계속 발전하겠지만 나는 당분간 이 회사가 크게 발전할 거라 생각하지도 않고 이제 관심도 없다.

무료 경제에 관한 베스트셀러들이 나올 정도로 무료는 강력한 요인이며 (쓸만한 서비스가 아니면 무료가 뭐고 다 필요 없다. 가치가 있을 경우에) 무료로 쓰다가 너무 좋아서 충성 고객이 되고 주위 사람들한테 좋다고 소문 낼 정도가 되었을 때 회사가 고마워서, 혹은 ‘돈 내면 훨씬 좋은 걸 준다니 한 달에 몇 천원, 몇 만원 내 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정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등이 기본적으로 다 공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료로 퍼 줘라. 기대한 것보다 늘 더 많이. 그 중 유료고객이 나온다.

회사에는 얼마나 충성해야 할까?

예전엔 가족을 버리고 회사에 충성해야 성공한다고 가르쳤다. 이제 회사에서도 개개인을 책임질 수 없어 그렇게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 겉으로만 “예, 예” 하면 뭐하겠는가.

조직원들의 충성심과 헌신을 기대하는 리더분들이여, 이렇게 말씀해 보시라.

“충성해, 회사가 보상할 거야.”

조직원들이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무슨 보상이요? 누가 그렇게 보상 받고 잘 되었는데요?”

할 말이 없다. 그 누군가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제 사람들 스스로가 동기 부여되어 열심히 하게 할 방법이 있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이렇게 말씀해 보시라.

“가족 버리고 회사에 충성하라고 안 하겠다. 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네 커리어를 위해 회사 돈으로 열심히 배우고 시도해라. 이기적인 마음으로 해도 좋지만 드러내지는 말고, 너 혼자만 좋아질 방안 말고 너 자신과 회사에 둘 다 도움되게만 해 줘라. 평생 나를 위해 일 안 해도 좋다. 대신 있는 동안은 내가 너한테 제일 많이 투자하고 널 힘들게 가르쳐서 선수로 만들 테니 같이 있는 3년 동안은 너와 나,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해줘라. 마켓에서 선수가 되면 내가 추천서 써줘서 가고 싶은데 보내줄게. 그때 나랑 또 하고 싶으면 하고 가고 싶으면 가는 거다.”

훨씬 현실감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믿지 않을 말 대신, 그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대변해서 먼저 해 보자.

아웃소싱이 실패하는 이유

디지털 비즈니스가 대세인 요즘 사람들 구해 달라는 분들이 많다. 사람들을 소개해 줘도 디지털 인재가 성과를 낼 분위기가 아니니 입사까지는 못 시킨다. 할 수 없이 또 ‘업체’를 불러 아웃소싱을 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했다던 아웃소싱은 대부분 실패할까?

 

  1. 고객사 스스로 프로젝트 후 기대하는 결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시작한다.

‘우리 회사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경쟁사와 어떤 면이 다른가? 우리가 차별화하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일단 프로젝트를 발주한다. 어떤 인재를 뽑을지 명확히 하지 않고 채용공고를 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긴 했는데 우리에게 딱 맞는 인재를 못 찾은 경우와 똑같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전에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안 되고 (현실적으로 위에서 하라고 내려오니 쉽지 않지만)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으면 나중에 애매하게 만들고 고칠 고생을 하지 않도록 미리 치열하게 고민하는 게 훨씬 좋다.

 

  1. 요구를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대강 급히 진행하고 알아서 하라고 하다가 막판에 변경한다.

외부 아웃소싱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일일이 참견하지 않고 알아서 하는 게 당연 편하다. 하지만 혁신은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많이 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외부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가장 잘 아는 고객사 현업 담당자가 하고 싶었던 꿈을 서비스로 만들어야 한다. 고민을 많이 해서 최대한 명확히 정해놓고 가야 할 처음에 관심도 없다가 후반에 서비스 모양이 좀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저건 이렇게 해 주세요 하면서 자꾸 마음 바꾸고 휘두르면 전문가들의 진 면목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들도 힘 빠져서 해 달라는 대로 해 주고 빨리 가자는 마음이 된다. 일정과 비용을 더 준다고 해도 고객의 변덕을 맞추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edge 없는 괴물이 탄생하게 되어 고객의 진짜 고객들에게는 다가가지 못하는 이상한 서비스가 나온다.

집주인이 고민을 많이 하고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듯, 아웃소싱 고객사가 처음 기획 단계에서 “이건 왜 이렇게 하는지?”를 자주 묻고 말이 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1. 고객, 시장, 서비스,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통찰력에 기반해 파트너를 선정해야 하는데 관리가 용이한 회사를 선정한다.

핵심인재가 때로 골치를 썩이듯 자신감 있고 일 잘하는 아웃소싱 회사들은 자존심도 세고 시장에서 오라는 데가 많아 아쉬울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고객에게 굽실거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가 고객인데 A회사는 완전 바닥에 기면서 맞춰줘서 내가 말만 하면 되는데 이 회사는 왜 이렇게 뻣뻣하지? 일 좀 잘 한다 그건가?’하면서 그 다음엔 통찰력이나 능력에 기반한 것이 아닌 좋아하는 감정에 의거해 파트너를 선정한다. 말은 잘 듣는데 일은 못해서 늘 뭔가 실수하고 결국 우리 회사 동료들의 애를 먹인다. ‘돈을 주고도 이렇게 이끌려가며 일해야 하나? 좀 참고 일 잘 하는 그 회사를 골랐어야 하는데’ 하지만 그 회사는 이미 우리 최대 경쟁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태도는 물론 중요하지만 그들이 우리가 찾고 있는 결정적인 차별화를 실현할 능력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1. RFP대로 스펙만 무난히 채워온 회사가 총점만 높이 받고 선정된다.

‘어느 회사가 돈이 좀 있어서 이번에 큰 프로젝트를 한다’라는 소문이 나면 어디선가 아웃소싱 회사들이 달려들어 줄을 대고 식사를 하려 하고 정보를 얻어 파트너 선정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다. 고객사의 누구를 아는지 그 친밀도 혹은 영업력에 따라 내부의 방향성을 알아내 고객이 원하는 대로만 잘 맞춰서 제안서를 써 오는 회사들이 있다. ‘인쇄비용도 다 프로젝트에 들어갔겠네’라고 생각되게 하는 쓸데 없이 페이지 수만 천 페이지에 달하는 버리기도 힘든 제안서에 우리가 보는 항목이라고 RFP (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에 써 놓은 항목은 다 잘 맞춰왔는데 차별화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외부 심사위원까지 초빙해 심사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크게 결격사유가 없는 고만고만한 회사가 일을 가져간다. 뛰어나지 않고 중간 정도 하는, 시킨 것만 잘 해 온 회사를 선정하니 고객을 사로잡을 무기는 개발을 못한다. Excellence(탁월함)을 추구하는 회사를 찾고 그들을 꼬시고 달래서 일하라.

 

  1. 보고용 레퍼런스만 중요시하고 그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는 고민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회사라면 이렇게 안 할 텐데 남의 회사라는 마음으로 ‘위에서 시키니’ 하고, 일이 잘 되려면 고민해야 할 핵심보다는 보고할 때 어떻게 보일까를 너무 신경 쓴다. 이 회사가 규모는 작아도 남들과 다른 뛰어남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때로 위험을 감수하고 그 회사를 키워주면서 함께 고민하면 우리 회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오는데 작은 회사이고 경쟁사 프로젝트 실적이 없으니 보고할 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어느 어느 회사 일을 했냐고 레퍼런스만 물어본다. 그 회사들에서 실제로 성과를 한 번도 못 내고 다니면서 똑 같은 서비스를 찍어내도 상관없고 삼성에서 했다고 하면 오케이라는 회사들이 있다. 물론 최고우량대기업에서 검증한 것도 큰 위안이 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삼성이 아니고 (그만큼 신경 안 써 줄 수 있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도 안 나온다. 지금 웃으며 알아서 하라고 오케이해 준 그 상사도 결과가 안 좋으면 무서운 사람으로 돌변한다. 보고할 때 힘들어도 차별화에 집중하고 고민하고 상사도 설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