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주위에서 보면 2, 30대에는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 적응하느라 정신 없이 살다가 40대가 되면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는 것 같다. 몸도 예전만큼 날쌔지 않고 인생도 반 밖에 안 남은 것 같고 늘 같이 있을 것 같던 지인들이 새 길을 가겠다며 조직을 떠나거나, 병에 걸려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이럴 때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잘 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 못하고 어른들이 알려주신 방향으로 열심히는 살았는데, 사회에 나와 일하면서 지금 하는 일은 정말 나랑 맞나, 재미는 있는 건가를 골똘히 생각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 늘 재미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기업세계에서 좋다는 직업을 몇 가지 경험해 봤는데, 새로운 길에 도전을 했다가 안 맞는 점을 발견하고 또 새로운 길을 가면서 10년간 고민을 했더니 다양한 커리어에 대한 경험이 직간접적으로 생겨 주변 사람들이 길을 찾게 도와주게 되었다. “에이”하면서 믿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기업 세계에서 “경영”이라는 주제로 사람들과 부대끼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짜증스럽거나 힘 빠질 때도 많지만) 제일 재미있었다. 그 와중에 겪고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정말로 ‘기술’이 아닌, ‘예술’의 영역이었다. 사람들을 움직여 내가 믿는 걸 믿게 하고 같이 일하면서 나와 그들이 함께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조직에도 보탬이 되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의미 있는 일이다. 같이 일한 사람들이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볼 때는 선생님들도 이 맛에 제자들을 길러내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한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라는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하버드 MBA 학생들이, 졸업 후 5년이 지나 만난 동창회에서 다들 부자로 살며 잘 나가고 성공한 것처럼 보였는데 그 후 또 5년 후가 되면 그 중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거나 가정사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거나 욕심을 내고 부정을 저질러 감옥에 잡혀가는 등의 경우를 보았다며, 인생에서 어떤 동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세웠던 계획과 중간에 변화하는 상황을 어떻게 조율하며 앞길을 선택하고,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들에 어떻게 자신의 자원을 할당할 것인지, 또 인생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어떻게 유지하고, 아이들은 어떤 경험을 주며 어떻게 가르치고, 가족의 문화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기업경영의 이론을 우리 삶에 적용하여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할 점을 준다. 꼭 읽어보실 것을 추천한다.

 

평가에 대한 생각

평가 때마다 평가를 받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둘 다 고민되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사업계획, 업무계획을 세우고 6개월이 지나면 목표에 비해 어떻게 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되는데, 목표대로 한 것, 못한 것, 목표는 잊고 다른 방향으로 한 것도 있고 후회도 되는데 시간은 이미 지난 경우가 많다.

평가에 따라 잘 한 사람은 보상(돈, 승진, 더 큰 프로젝트 기회 등)을 받게 되고 부족한 사람은 더 잘 하라는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서로간의 기대와 생각의 차이를 잘 설명하기도 어렵고 종종 그 결과로 섭섭함을 느끼고 일을 놓는다거나 조직을 떠나는 직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중간에 새로 들어오면 아무리 잘 해도 평가기간 내내 일한 사람에 비해서는 점수를 못 받거나 (같은 정도로 잘 했다면 더 많은 시간을 공헌한 사람을 우대하므로), 떠날 사람이 점수를 깔아주거나, 잘 했지만 인원이 적어 (특목고의 내신이 나쁜 것처럼)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숫자가 적으니 다른 더 큰 조직의 중간 정도 한 사람보다도 점수를 못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평가가 공정하게 되려면 먼저 평가자와 피 평가자 양측이 목표를 같이 정하고 동의해야 한다. 이때 쉬운 목표를 정하고 100% 달성한 사람보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100%는 못해도 80% 달성한 사람 — 후자의 80%가 전자의 100%보다 클 때 — 에게 조직이 더 보상을 해야 한다. 목표의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고 달성 결과만을 측정할 때 의미 있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조직은 그저 그런, 중간밖에 못 가는 조직이 된다.

또 평가자도 사람인지라 오래 같이 일해왔다든지, 자기와 코드가 잘 맞는다는지 등의 이유로 특정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기도 하는데, 그래도 평가는 그것과는 별개로 쿨하게 조직에 기여한 정도를 생각해서 해야 한다. 일은 못하면서 보스에게 잘 보이려고만 노력하는 사람이 예쁨 받고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는다면 그 불공정함 때문에 딸랑거리는 사람들만 늘어나고 진정한 가치를 주는 사람들은 떠난다. 물론 어떤 평가이든 아무리 객관화해도 주관적 잣대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딱 떨어지게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조직원들이 ‘우리 보스는 평가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할 때, 보스는 ‘이 녀석 삐쳐서 나가면 어떡하지? 얘는 내 입장을 이해해 주려나? 어떻게 이 차이를 설명해주지?’ 등의 고민을 한다. 일한대로 평가를 못 받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그때 사정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보스가 그걸 기억하고 다음에 갚아줄 수도 있다. 평소에 했던 일의 내용 뿐 아니라 어떻게 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등의 여러 경험이 보스에게 영향을 미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을 형성하고 평가 기간에 또 반영이 된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조용히 듣기만 하고 보스와 의견충돌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스와 싸우고 덤비기도 하지만 조직의 중요 역할을 맡고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 주도적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의 인성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는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조직장들은 이 친구를 이렇게 보고 있구나’, ‘매번 이 점수를 받다니 이 친구는 정말 잘 하나보다’ 등의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결과가 나왔을 때 자기 평가보다 보스의 평가가 좋으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되고, 자기 평가보다 보스의 평가가 낮다면 자신은 모르지만 보스의 기대만큼 못하고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스와 꼭 상의를 하고 뭐가 부족한지, 뭘 더 잘 하면 될지를 조언 받는게 좋다.

대부분의 회사가 운영하는 상대평가 시스템 때문에 항상 모든 사람에게 최고 등급을 줄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리더라면 조직을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그간의 모든 고생에 대해 갚을 만한 보상을 한다. 그 형태는 돈일 때도 있지만, 승진, 좋은 기회, 동료들과 비교되지 않는 멋진 경력(career)일 때도 많다.

“믿고 보상해 주시면 열심히 할게요.” vs. “먼저 보여주면 보상할게.”

카페 사장님에게 아르바이트생이 와서 이야기한다.

“믿고 이렇게 이렇게 해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카페 사장님 왈, “네 덕에 매상이 많이 오르면 그렇게 해 줄게.”

매상이 많이 오르면 여유가 생겨서 수익의 일부를 보상에 쓸 수 있다. 실제 좋은 일이 일어난 후 그렇게 할 거냐, 아니냐의 문제는 사장 양심의 문제지만 직원의 입장에서는 일단은 먼저 해 주고 요구해야 할 수 밖에 없다. 매상을 많이 올려줬는데도 보상이 없다면 그때는 따지든 그 옆 경쟁 카페로 가서 그 집 매상을 올려주든 할 수 있다. 매상 올린 노하우와 경험을 얻기 전에는 아무 것도 보여줄 게 없기 때문에 다른데 가도 그 곳에서도 기회를 주지도 보상을 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고객을 설득해 뭔가를 판매할 때는 “무조건 믿어주세요.”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차별화된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나한테 먼저 가치를 보여주시면 돈을 더 드릴게요.”라고 이야기하는 고용주라는 고객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받게 위해 먼저 줘야 하는게 비즈니스의 기본 아닐까. 구직을 할 때도 더 좋은 조건(연봉 등)으로 자신을 팔기 위해서는 이력서, 자소서, 면접에서 관련 경험을 잘 이야기하고 내가 이 일을 가장 잘 할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듯, 회사에서 일할 때도 자신의 가치를 성과로 보여주고 원하는 것을 요구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날 몰라주니 이 회사에 더 해 줄 필요가 없어.’라고 혼자 판단해 버리고 회사를 버리면 회사 입장에서도 그 동안 투자해 키워놓은 인력을 잃어 손해지만 본인도 시간적, 기회 면에서 손해일 수 있다. 있던 곳에서 기회를 기다리면서 성과를 보여줬으면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수도 있었을 테니. 물론 그 곳에서 도저히 앞이 안 보인다 생각되면 그곳을 떠나 새로운 기회를 잡아라.

TED 연사들의 코치가 해 준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조언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가르치면서, 원칙은 단순한데 잘 하기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TED 연사들의 코치가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 해 준 말을 소개한다.

“먼저 스토리를 잘 짜야 하는데,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면 중요한 디테일을 커버하지 못해 재미없고 추상적인 내용이 되고, 너무 많이 설명해서 청중이 스스로 해석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조직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없어하고 아이디어나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니, 자기가 속한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내용을 어디까지 외워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는데 완벽히 다 외울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잊어버리거나 외운 티가 날까 봐 걱정이 되고, 중요 아이디어만 생각해 놓고 말을 하자니 중요한 할 말을 빠뜨리기도 하고 준비한 만큼 못해서 질도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내용을 잘 전달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1) 원고/프롬프트를 보고 읽거나, 2) 아웃라인을 불릿포인트로 잡아놓고 이야기하거나, 3) 완전히 다 외워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보고 읽는 것은 ‘저 사람 읽네’ 라고 생각하는 청중이 떠나버리게 되니 해서는 안 되고 할 수 없이 읽어야 하더라도 가끔 눈을 맞춰야 한다. ‘외우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 동안 TED에서 가장 인기 있었고 최고의 연설로 뽑힌 것들은 완벽하게 외우고 연습하고 리허설된 것들이며,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습하고 청중들 앞에서도 수십번 리허설을 한 후에 나온 것들이다. 모든 연설이 이만큼의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면 중간 단계, 즉 중요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어놓고 보면서 이야기를 하되 중간 중간에 연결되는 부분을 어떻게 부드럽게 할지에 주의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데, “슬라이드에 할 말을 많이 적어놓고 읽는 것은 쉽긴 하지만 지루하고 짜증스러우니 대화하듯 말하되 이야기에 꼭 필요한 것만 가끔 화면에 보여주면 된다. 또한 무슨 내용에 대해 말할지를 (서론을) 아주 길게 이야기하거나,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은근슬쩍 이야기하거나, 책을 자꾸 인용하거나, 똑똑해 보이기 위해 설명도 안 해 주고 기술적인 전문용어를 많이 쓰거나, 자기가 속한 조직의 역사나 업적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면 프레젠테이션을 망치게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할 수록 더 느끼게 되는 것은, 현란한 전달 스킬보다 스토리가 훨씬 중요하며 청중들은 ‘좋은 이야기’보다는 ‘진솔한 이야기’에 훨씬 더 가치를 느끼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보다 ‘고객’인 청중이 들으면 좋을 이야기에 훨씬 더 많이 신경써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