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빠진 조직원들에게 고객 마인드를 심어주고 동기부여하는 법

고객 중심의 사고, 고객 마인드, 하도 들어서 별 느낌도 없을 정도다. 고객 마인드로 일하라고 하면 고객을 직접 만나는 영업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도 만드는 사람이 편해서는 성공하기 어렵고 사용할 사람이 편하게 만들어야 성공한다. 그러려면 만드는 사람이 훨씬 더 고민하고 고생해서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한다.

회사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내에서 다른 부서 동료 직원들에게 서비스하는 부서에서 일할 때도 고객 마인드는 똑같이 필요하다. 전사에 영향을 미치는 지원 부서, 스태프 조직들은 조직이 더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일을 더 잘 해 줘야 하는데 밤새워 일한 고생을 사람들이 잘 모르니 대단한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는 개발 조직, 얼마 실적을 올렸다는 영업, 마케팅 조직에 비교하면 고생은 비슷하게 했는데 대접도 못 받고 기운이 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힘 빠진 조직원들을 이끄는 리더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중요한데 놀랍게도 “우린 원래 이런 조직인 거야. 마음에 안 들면 가서 영업하든가.”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꽤 많다. 정말 조직원들을 동기부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효과는 전혀 없다. 같은 이야기라도 “우리 고객이 누구냐? 우리는 누구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냐? 그들의 고객은 회사 밖에 있고 우리 고객은 회사 안에 있는 게 다를 뿐이야. 우리는 밤늦게까지 눈에 안 보이는 일을 하면서 회사 잘 굴러가게 하는게 힘든 거고 그들은 나가서 생판 모르는 고객들을 설득하고 경쟁자들과 전쟁을 벌이는게 또 힘들지. 일마다 힘든 게 다른 거고 우리 일은 이런 거지. 우리 없이는 그들도 일을 잘 할 수가 없어.”라고 이야기를 하면 조직원들이 ‘그래, 내가 이런 의미를 가진 일을 하고 있었지.’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서 더 열심히 일을 잘 해 줄 가능성이 많다.

“우리 조직 애들은 열정이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대신 조직장부터 힘을 내고 자신의 에너지를 조직원들에게 나눠주려 해 보자. 본인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조직에서는 자신이 왜 필요한 건지부터 생각해 보고 마음의 불을 지피면 그 열정이 생겨난다.

그들의 인생에 더 도움되면 보내주자.

전의 직장에서의 일이다. 우리 회사가 인수한 기술기업의 출신 후배가 검색 분야에서 일하다가 금융 분야에 와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충원 계획이 있었는데다 금융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어려운 자격증 1차 시험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자격증을 중요시하지는 않는다. 다 따려면 3년이 걸리는 미국 자격증에 도전한 걸 보고 이 분야로 오려는 게 말 뿐이 아니라는 걸 확인한 것이 중요했다) 팀에 받아서 일을 주고 지켜봤다.

이 친구는 금융 분야의 경험은 없지만 공부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똑똑한 친구였다. 다만 이 친구의 고민은,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인수가 되어 연봉이 다른 동기들보다 많이 적다는 것이었다. 당장 올려줄 방법이 없어 일로 경력으로 동기부여를 하던 중, 이 친구가 하고 싶어하는 시스템 트레이딩 관련 업무에 오퍼가 왔다며 상의를 해 왔다. “몰래 알아보고 가다가 후회하지 말고 커리어 전문가인 네 팀장하고 상의해라”라는 말을 평소에 많이 해서인지 일반적으로 하기 어려운, 현 보스에게 오라고 하는 다른 회사에 대해 상의해 준 후배에게, “조건 이야기해 봐. 괜찮은지 보게.”라고 하니 일은 어떻고, 조건은 어떻다고 한다.

“야, 그 정도면 갈 필요 없다. 이번엔 고사하고 일하다가 정말 조건이 좋은 것 같으면 다시 들고 와. 네 인생에 정말 도움되면 보내줄게.”라고 말했다. 몇 달이 흐른 후 다시 찾아왔다. “팀장님, 이번엔 이 회사이고 이런 일이고 이런 조건입니다.” 들어보니 모든 조건이 이 친구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상황이다. ‘자기가 원하는 이 커리어를 우리가 여기서 만들어 줄 수도 없고 붙잡아봤자 잡힐 것 같지도 않은데 어쩌겠나’라고 생각하고 임원 분께 말씀 드리고 잘 하라고 축복해 주면서 증권사로 보냈다. 연봉은 딱 2배. 2-3개월 후 이 친구는 스포츠카를 타고 명함을 들고 회사로 찾아왔다. 새 회사에서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한다.

보상을 얼마나 받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데리고 있던 후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떠나겠다고 한다면 우리가 줄 수 있는 비전과 새 회사에서 가질 수 있는 비전을 비교해 보고, 당사자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도움이 될 선택을 하게 도와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을 위해 이야기를 해 줬는지 나의 욕심 때문에 거짓말을 했는지가 드러난다. 사람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신경 써 주는 상사에게는 몸과 마음을 바쳐 일을 해 주지만, 조직을 위한 희생만을 강요하는 상사에게는 어차피 최선을 다해 일해주지도, 오래 붙어있지도 않는다.

설교 대신 질문을

“너는 왜 일하니?”

“왜 이 업종에서 일하고 싶었니?”

“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거야?”

“회사에 들어올 때 얻고 싶었던 걸 얻고 있니?”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어떤 인생을 살고 싶니?”

“네가 죽었을 때 어떤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면 좋겠니?”

고객들이 늘 물어보는, “다른 경쟁사보다 나은게 뭐죠?”하는 질문을 후배들에게 해 보자.

“너는 누구한테 어떤 가치를 주고 있니?” “남보다 더 나은 어떤 가치를 주고 있니?” (물론 우리 자신에게도 늘 물어봐야 한다.)

이것만 명확히 잊지 않고 일하게 하면 그 후배는 남보다 성공하고 고객의 마음에 자리 잡는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업무가 아닐지라도 사내 고객이나 상사라는 고객이 늘 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경험은 어떤 거야?”

“어떨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어떨 때 기운이 빠지니?”

“다른 사람보다 네가 잘 한다고 생각되는 영역은 뭐니?”

“뭘 더 잘 하고 싶니?”

“내가 어떤 부분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저 녀석은 따끔하게 혼을 내야겠다’라는 생각 대신 ‘저 친구에게는 어떤 질문을 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할까?’라는 생각을 해 보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말할 때 반감을 갖던 사람들도 자신의 영혼을 찾는 이런 질문에 직면하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보스에게 바른 말을 하려면

이전 회사에서의 일이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인터넷 회사의 창업주 회장님(대학원 선배님이시기도 하다)과 선후배들이 회사 밖에서 식사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지는 않으니 그 동안 하고 싶었던 회사에 대한 여러 건의를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식사 자리에서 말씀을 드렸다. 보통 좋은 이야기보다는 “형, 회사가 이렇게 되어야지, 왜 이렇게 가는 거에요?”라는 약간 불만 섞인 질문의 형태가 많았다.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답을 들었는데 좀 있다가 회장님이 문득 하시는 말씀, “내가 잘 하는 건 없니?”

온몸에서 힘이 죽 빠져나갔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부와 명성, 내가 생각하는 모든 걸 가진 회장님도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구나.’ 정말 큰 깨달음이었다.

이후 선배 형님들께 바른 말을 할 때는 잘 하신 것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해 드리고 꼭 들어주셨으면 하는 말씀을 조금 드리게 되었다. 아랫사람에게 피드백을 할 때도 좋은 이야기 90%를 한 후에 10% 개선할 점을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윗분들에게 바른 말을 하려 할 때는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바른말을 하려거든 눈치껏 하자. 불편해 하면 그때는 그만하자. 다시 할 기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