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힘든 디지털 인재, 이런 마음으로 대하자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의 최고 리더들은 다들 TV나 신문에 나와서는 디지털 분야에서 혁신을 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혁신을 외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은 옛날 그대로다. 사람 뽑는 방식도 금융이나 제조업이나 유통업이나 똑같다. 새로운 분야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 우리 조직에 없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어디에서 확보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하는데, 일단 잘 모르니 헤드헌팅 회사를 고용한다. 써치펌 컨설턴트들도 디지털을 대부분 모르니 인재를 잘 찾지도, 검증하지도 못하여 시간이 지나도 적임자가 없다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하다 하다 역시 지인 소개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소개를 부탁한다.

내게도 핀테크를 비롯해 디지털 인재를 구해달라고 각종 회사에서 부탁이 많이 온다. 바쁜 와중에 시간 내서 같이 일하던 후배에게 전화하고 설득해서 소개해 주면, 만나보고 괜찮은지 검증하고 자기네가 안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특별 대우를 해서라도 데려가야 새로운 시도를 할텐데, 실상은 만나기도 전에 이렇게 말한다. “일 잘 하고 훌륭한 친구라고는 하는데, 대학 학벌이 좀 별로네. 우린 SKY 안 나오면 위로 올려서 승인받기가 좀 어려운데”라고 한다.

“너희한테 필요한 건 최고 스펙이 아니고 (그런 사람은 그 회사에 이미 많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실제 능력이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냥 ‘관둬라. 너희가 무슨 혁신이냐. 맨날 그렇게 하다가 정말 혁신적인 회사가 너네 자리 다 없애버려야 정신차리지. 그때 호들갑 떨면서 어떻게 해야 하냐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알겠다고 말하고 끊기도 한다. 자리를 소개했던 후배에게는 미안하게 되었다고 내가 말해야 한다. 이런 회사에는 다시는 좋은 친구 소개 안 해 준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잘 나가는 대기업 금융회사들 중에 이런 곳이 많다. 안 그래도 정부 규제 많지, 사람들 디지털 하나도 모르지, “잘 모르겠어. 버틸 때까지 버티면 하다가 접을 거야” 이러면서 안 도와주는 조직의 관성 때문에 외부에서 날고 기는 인재가 와도 일 하기 어렵다. 최고 리더가 작정하고 밀어줘도 그렇다. 이래서 외부에서 스타라고 불리는 핵심인재를 데려와도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우리가 모르는 이 새로운 디지털이라는 분야의 역량, 이거 어떻게 하면 갖출 수 있는 거야? 누구랑 이야기하고 누구한테 뭘 물어봐야 돼?”부터 고민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여러 전문가를 소개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 회사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방법을 택하면 된다. (그것도 실제 그렇게 될지는 막상 해 봐야 안다.) 이야기할수록 정신이 혼미해지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을 피하고, 이야기할수록 내 머리가 깨끗해지고 정리가 되면서 앞이 잘 보이게 해 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우린 대기업이잖아.” “우린 안정적인 은행이잖아.” “돈 많이 주면 올 거야.” “우리 회사에 다들 못 와서 난리야.” 이런 회사들이 갖고 싶어하는 디지털 인재들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르는 회사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동료들이 그런 회사에 들어가서 고생만 하다가 뜻을 펼치지 못하고 죽어 나온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인재들은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를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조직에 있는지가 회사를 옮길 때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 중 하나이다.

디지털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고 싶다면 실제 우리가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이들과 대화가 되고 이들의 뜻을 펼칠 수 있게 이 분야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공부를 하고 고민을 해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이 ‘오, 이런 대기업에서 이 정도 마인드가 있다니. 그럼 이 사람들하고 한 번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가족 같은 동료들과 이 회사에서 계속 오래 가고 싶으면 혁신을 이끌 인재들이 우리 자리를 뺏을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자리를 더 오래 지켜줄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도와주자. 우리와 다른 또라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도 낙인찍지 말고 지켜보자.

아이디어나 비전을 팔고 싶으면 먼저 편을 들어야

지난 3개월 동안은 20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친한 형님 회사의 전체 임직원 교육을 맡아 다른 일을 제쳐주고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교육을 했다. 평소에도 책을 많이 사지만 이 교육만을 위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논문집을 20권 넘게 따로 사서 읽고 유료 사이트들과 학술 논문 사이트에서 1천개가 넘는 자료를 다운받고 그 중 100개 정도를 뽑아 전략, 혁신,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변화관리, 갈등관리 등의 주제로 이론과 사례를 공부하고 함께 문제도 풀고 발표와 토론도 했다.

교육을 준비하면서 가장 적합한 내용을 구성하느라 힘든 만큼 교육생들에 대한 기대도 올라갔다. ‘내가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교육생들도 열심히 해야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임원 수업이 있던 첫날, 욕심을 내서 좀 어려운 논문을 발췌해 설명하고 숙제도 냈다. 팀장 수업에서는 그보다 조금 낮춰서, 하지만 역시 읽어와야 할 자료를 꽤 많이 나눠주고 매시간 책도 3-4권씩 소개해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교육생들이 공부를 해 오는 것 같지 않고 자꾸 힘들다고만 한다.

‘평소에 공부를 많이 안 해서 그런 거야. 운동도 3개월 동안 근육 안 보일 때도 해야 하듯, 공부도 이렇게 해야지. 조금만 더 참으면 돼.’

한 달이 조금 지난 후, 교육 담당자와 미팅을 하며 (매번 교육 후 한 두 시간 미팅을 했었다) 교육생들의 피드백을 들었다. “안 그래도 연말에 매출 목표 맞추느라 야근하고 난리인데 업무 중에 4시간을 빼서 교육을 하는 것부터가 무리다” “왜 사장님 후배가 와서 사장님처럼 우리한테 부담을 주느냐” “너무 공부하라고 하는게 많다” “왜 자꾸 대기업 이야기를 하느냐, 우리가 삼성이냐” 등등 나와 사장님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내가 자주 하는 고민이, ‘이 정도는 공부해야 하는데’라는 나의 욕심과 교육생들이 기대하는 ‘너무 힘들지 않은’ 학습과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조정해야 할 것인가인데 이번에는 내 욕심이 지나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 출신 사장님은 더 세게 푸쉬해 달라고 부탁하시고 그렇게 세게 안 하고 나름 힘조절을 했는데도 이렇게 힘들었나 싶기도 하고.

“알겠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교육이고 뭐고 안 들리니 일단 감싸안고 마음을 풀어드리도록 해 볼게요.”라고 하고 며칠 간 고민을 했다.

이럴 때 모른척 하고 스타일을 약간 바꿔서 힘들지 않게 진행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정공법으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사장님 후배인 제가 와서 일할 시간도 없는 여러분 엄청 쪼고 공부하라고 해서 힘드셨죠? 이런 이런 마음으로 저는 한 거고, 글로벌 회사, 대기업 이야기도 이런 측면에서 해 드린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스타일을 바꿀거에요. 대기업 이야기 하나도 안 합니다. 제가 전에 잘 했던 재수탱이 이야기 하나도 안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되려고 돈쓰고 고생해서 공부하는 것이니 좋은 마음으로 한 번 들어보세요.” 그랬더니 굳어 있던 교육생들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바뀌면서 훨씬 부드러워지는게 아닌가.

그 후부터 교육이 끝날 때까지 몇 주간은 점점 분위기도 좋아지고 참여도도 높아졌다. 모든 것이 마음 먹기 달렸다더니 역시 마음이 열리고 통하니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이제는 좋게 받아주고 공부하는 내용도 전달이 더 잘 되는 것 같았다.

끝나고 나서 여러 교육생들로부터 고맙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런 교육은 기대를 안 했는데 너무 많이 배웠다” “지나고 나서 소개해 준 책을 보니 정말 도움이 되더라, 가치를 새롭게 느끼고 한 권씩 보고 있다” 등등. ‘당시에 재미있었지만 남는게 없었다’는 교육보다 ‘그 당시엔 좀 힘들었어도 지나고 보니 정말 많이 배웠다’는 말이 훨씬 보람되고 의미 있는 평가가 아닐까.

처음엔 나도 저항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 내가 이제 인정하게 된 것은, 나의 생각, 아이디어, 비전을 전달하고 상대방이 받아들이게(buy) 하려면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그러려면 상대의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어느 정도 관여해야 할까?

“사람을 믿지 못하면 쓰지 말고, 사람을 썼으면 믿어라” 이전 회사에서 너무 실무에 관여하는 나에게 연말 송년회에서 같이 일하는 팀장들이 해 준 이야기이다. 본부장이 팀원들하고 자꾸 직접 이야기하면 중간에 있는 팀장들은 허수아비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미안해요. 내가 성격이 급해서 못 기다려서 그렇잖아. 앞으로 그렇게 할게요.”라고 말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 ‘내가 관여 안 해도 될 정도로 알아서 잘 돌아가게 해 주면 내가 그렇게 하겠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연히 내가 늘 옳지는 않지만 내 생각이 맞다는 가정 하에, 리더의 방향을 빨리 이해하고 조직원들에게 알려주고 한 방향으로 나가게 해 주면 좋으련만, 지금 상황이 심각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나중에 물어보면 실제 팀원들이 전달받은 이야기는 반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중간에 중요한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빠질 수가 있나 싶어 할 수 없이 직접 막내 팀원들까지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측근들 몇 명에게는 팀장들에 대한 답답함도 호소하면서. 신기하게도 이런 일은 다시 팀장들의 귀에 들어가고 (아마 팀장들에게 보스와 더 잘 지내라고 좋은 의도로 말해준 팀원들 덕일 것이다) 팀장들은 다시 섭섭함을 토로한다.

내가 친하게 지내면서 이야기도 듣고 조언도 해 드리는 중견 기업 오너 사장님들의 말씀을 들으면 정말 한결같다. “다들 나한테 그만 좀 관여하고 맡기라고 하는데 마음이 놓여야 맡기지. 할 수만 있으면 나도 다 맡기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 예전 회사 생각이 나서, “맞습니다. 저도 이런 마음이었는데 사장님도 그런 마음인 거죠?”라고 하면 “그래. 맞아”하며 정말 반가워하신다. 꼭대기 리더들은 자기만큼 조직을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고 자기 혼자 다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회사들마다 대단한 일을 한 게 없는데도 꼭대기 리더의 마음을 이해하고 편을 들어주는 측근들이 예쁨을 받는 것 같다.

그 다음 해 송년회에서, “내가 작년보다 좀 나아졌나요?”라고 물었더니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자기들도 이제 어느 정도 포기했다고 한다. 그 ‘조금’을 얻기 위해 나는 나름대로 답답함을 많이 참고 기다리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했는데, 근본적으로 바뀐 건 아닌가보다. 하긴 성향이 그렇게 쉽게 바뀌겠는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나와 조직원들, 회사 모두에 그나마 가장 결과가 좋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지.

지나고 보면 내가 리더로서 일했을 때 지나치게 맡겨 놓아서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말도 들어봤고, “너무 들어온다. 좀 맡겨라”라는 말도 들어봤는데 둘 다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다. 늘 조직원들의 불평도 들었고. 나의 지금 생각은, 더 많이 잘 알고 방향을 잘 잡았을 때 내가 목소리를 더 낼 수 있고, 조직원들이 나보다 더 방향을 잘 잡아준다면 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리더가 방향을 잡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이거나 상황이라면, 똥고집 피우지 말고 누구든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리드하도록 밀어 주는게 맞다.

누구한테 이 일을 맡겨야 할지 애매한 상황에서 (서로 안 하려고 할 때만큼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할 때도 어렵다) 내가 묻는 질문은, “이걸 누가 하는게 맞지?”보다는 “이걸 누가 제일 잘 할 수 있지?”였고 명분보다 능력에 의해 선택된 사람들은 좋은 결과를 내 주었다.

디지털을 모르는 상사와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면?

요즘 핀테크를 포함해 디지털 인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좋은 인재를 좋은 회사에 소개해 주면 양쪽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고 보람되기도 하다. 다만 이 소식을 듣기 전까지.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고 왔는데 윗분이 이 분야를 너무 모르셔서 정말 말이 안 통합니다.”

“윗분들을 가르치고 설득하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써서 정작 혁신에 쓸 에너지가 없습니다.“

“팀장님과 일하는 것은 괜찮은데 팀장님과 부장님이 사이가 너무 안 좋습니다. 부장님께서 디지털을 잘 모르셔서 상무님한테 인정을 못 받으시고, 상무님이 말 통하는 팀장님에게 직접 일을 주시면서 팀장님 부장님 사이가 더 벌어졌어요.”

“저런. 그렇구나. 너 참 갑갑하겠다” 혹은 “좋은 회사 소개해 줬으니 알아서 살아라”라고 하고 전화를 끊기엔 석연치 않다. 중매를 섰을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 내가 소개해 줬는데 잘 살게 해 줘야지.

“그럼 지금 어떻게 하고 있니?”

“예, 저는 팀장님하고만 맞추고 팀장님이 부장님하고 잘 맞춰오시길 바라고 있죠. 그런데 오늘도 한 판 하셨어요.”

“지금 문제의 근원이 부장님이 이 분야를 잘 모르셔서 헛다리를 짚으셔서 그러는 것 아니냐. 부장님께는 누가 디지털을 좀 가르쳐 드리고 있니?”

“아니요.”

“공부는 따로 알아서 좀 하시나?”

“그런 것 같지도 않아요.”

“야! 너랑 너네 팀장님은 뭐하는 거야. 가서 부장님 좀 가르쳐 드리면서 이쪽을 이해하게 만들고 아이디어를 같이 가지고 들어가서 상무님을 설득하면 될 것을, 부장님 못 알아듣는다고 불평만 하고 부장님이 제대로 모르는 상태로 또 상무님 만나게 하니까 자꾸 이러는 것 아냐. 팀장님한테 가서 말해. 부장님 좀 가르쳐 드리자고. 그리고 부장님이 모르시니 가르쳐 드리겠다고 하면 자존심 상할 수 있으니 디지털 세미나를 하면서 공부할 건데 부장님도 오셔서 같이 들으시면 어떻겠냐고 해.”

“좋은 생각이네요. 그렇게 해 볼게요.”

이 일은 실제 있었던 일이고, 대상이 부장님이건 사장님이건 똑같다. 그 분이 이 분야를 몰라서 일이 잘 안 되면, 알려 드려야 하고, 상사가 공부를 안 하시면 부담스럽게 두꺼운 책이나 자료만 갖다 드리지 말고 (바쁘시니) 꼭 읽어야 하는 내용을 표시해서 그 부분만이라도 읽어보시라고 하고 다시 가서 어땠냐고 묻고 중요한 내용을 다시 상기시켜 드리자. 중학교 졸업 후 갑자기 어려워진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는 학생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의 심정으로, 기운을 북돋아드리며 조금씩 학습량을 늘려가고 좀 더 깊은 내용을 함께 공부하자. 그 분은 늦게 배워 잘 몰랐던 디지털 분야에 대해 새로 눈뜨며 자신감도 찾고 우리 일도 더 잘 돌아가게 지원해 줄 것이며, 자신을 도와주고 가르쳐 준 과외 선생님인 우리에게는 특별한 고마움을 표시하게 된다. 우리 커리어가 잘 되게.

실험조차 하지 못하는 리더는 자리를 내놓아야

나도 직접 경험해 보았고 주위에서 상담도 많이 받아본 이야기, “상사가 매번 리서치만 시키고, 이야기만 듣고 진행을 안 합니다.”

예전엔 “네가 아직 상사를 설득할 만큼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를 준비하지 못했겠지. 많이 가르쳐 드리고 조그맣게 실험을 해 보겠다고 말씀드리면 하지 말라고 할 사람이 어디 있냐. 그렇게 해봐.” 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안을 들고 가도, 그 안을 실행하려는 의지가 없거나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기 전엔 움직이지 않는 리더들이 분명히 있다. 이런 분들은 지나치게 소심해서 위에서 정해준 일 외에는 일을 만들거나 위험의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 원래 성향이 그럴수도 있고 그 동안의 직장 경험에서 위험을 감수했더니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괜히 손해만 나더라라는 선배들의 케이스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이해는 되지만 이런 분들이 고위 임원일 경우 자기 혼자 일로 끝나는게 아니라 조직원들과 회사까지 손해를 보는게 문제다.

예전 회사에서 일할 때 리스크가 있다며 우리와의 제휴를 계속 피하던 파트너 금융회사 팀장님한테 “리스크가 있는 건 맞지만 팀장님이 안 하셔도 저희와 제휴하는 경쟁사가 나올 거고 팀장님 윗분이 넌 뭐했냐 하실 텐데 그건 리스크 아닙니까”했더니 그제야 제휴를 하자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는 명분 때문에 잘 안 될 것을 알면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실리를 중요시하는 요즘은 투자대비 결과가 안 좋을 것 같으면 투자금을 포기하고 될 만한 일을 다시 하는 조직도 많다. 대기업에서도 스타트업을 본받아 필수 기능만 들어간 제품을 만들고 고객들에게 실험해 보면서 피드백 받고 수정해 나가면서 그 학습 경험을 조직에서 공유하고 자산으로 만들면 그 과정이 의미 있는 고생이 된다. “그래, 그런 건 안 먹히는구나, 이번엔 이렇게 해 보자” 이런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이것 찔끔 저것 찔끔 알아보자라고 리서치만 시키고 “그렇구나. 잘 봤어”하고서 실제 일은 아무 것도 진행을 하지 않으면 조직원들도 (어차피 진행 안 될 거니까) 그 다음 일에 힘을 쓰지 않고 대강 시늉만 해서 가져온다. 결국 그 리더는 자신의 무덤을 (심하면 조직원과 함께 빠질 무덤까지) 파게 된다.

실제 조직에서는 상사가 일을 진행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위의 상사에게 올라가서 하자고 하기도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지 말고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조정할 수 있게 조직의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사장님, 회장님 같은 꼭대기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뭘 해 보자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실험도 안 해 보고 이래서 어렵고 저래서 어렵다고 하면서 위 눈치만 보는 임원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주겠는가. 이런 사람인 것 같으면 마지막 기회를 주고 안 되면 자리를 내놓게 하고 일을 잘 할 사람을 발탁해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열심히 일하려 하는 조직원들을 경쟁사로 빼앗기지도 않고 조직도 죽지 않는다.

젊은 세대의 참신한 감각을 활용하고 싶다면?

똑똑하고 훌륭한 젊은 친구들이 회사에 많이 들어왔다던데 올라오는 아이디어는 왜 매번 비슷할까?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20대 젊은 고객들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서 최종 결정은 서비스를 써 보지도 않고 이 고객층을 이해하지 못하는 50대 임원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객들과 같은 세대로서 비슷한 것을 좋아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젊은 직원들이 이런 게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내면 위로 올라가면서 팀장선에서, 임원선에서 ‘윗분들’이 좋아하시는 서비스나 컨텐츠로 바뀐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나 컨텐츠는 젊은 고객들이 보기에는 전혀 자기들과 맞지 않고 ‘이건 뭐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스펙 좋고 똑똑하긴 한데 헝그리 정신도 없고 그리 열심히 일하지도 않아.  칼퇴근과 연봉에만 관심이 있고 일과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리더들이 많다. 그런데 내가 본 젊은이들 중에는 칼퇴근이나 연봉보다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밤새워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계속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이런 친구들은 돈보다는 자부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 일에 대한 의미 등에 더 많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은데, 회의 시간엔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감각이 좋잖아, 이 친구들 아이디어 좀 들어보자고”하던 리더들이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애들 이야기’라며 무시하고 “위에서 이걸 좋아하실 것 같아”하면서 자기가 정해버릴 때 그들의 참신한 감각과 열심히 일하려고 했던 의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 등은 사라져 버린다.

기업의 리더분들께는 이런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다.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는지 면밀히 알아보고 그렇게 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젊은 고객들은 한 번 ‘뜨악’하고 놀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소문을 내며, 회사에는 뭐가 문제였다고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20대의 사용자들을 잡고 싶으면 20대가 많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하고 과정을 도와주며 성과로 이야기하면 된다. 목표 고객과 소통하지도 않는 50대 본부장이 예전 감성으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만을 이야기할 때 회사가 망가지고 조직원들이 죽어나간다.

CEO들의 최대 고민, ‘성장’

9월은 기업 창립기념일이 많은지 큰 행사가 많은 달이었다. 몇 주년, 몇 십 주년 행사를 하는 회사들 몇 군데에 초대되어 강연을 하러 갔다. 회사에서도 돈을 많이 들여 전 임직원이 경치 좋은 곳으로 가서 하는 행사들은 그 중요도 때문에 회사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해 주시고 이번 행사는 이런 의미가 있으니 이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해 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 그 와중에 중견 기업의 CEO 분들을 몇 분 뵙고 사전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 요즘 기업들의 상황이 놀랍게도 너무나 비슷하다.

기업의 CEO들의 최대 관심사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성장’과 ‘혁신’. 가정의 경제도 그렇지만 기업들도 겉으로 보기보다 눈에 안 보이는 돈이 많이 든다. 지금 인원을 유지만 하기 위해서라도 얼마만큼 성장해야 하는지는 몇 번 계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성장해야 다들 자리를 지키고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임직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알려주고 같이 열심히 뛰게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몇 년 전 잡코리아 광고(https://www.youtube.com/user/jobkoreatv, 시리즈 모두가 재미있다) 중에 사장편이 있었는데 사장님 혼자 3천 프로 성장하자며 북을 치는데 직원들은 믿어지지 않는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힘 빠진 손을 힘겹게 겨우 든다.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저희가 볼 땐 어렵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서 현상 유지만 해도 잘 하는 거거든요.”라는 임원들, 팀장들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들으며 그들에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그걸 공감하고 열심히 달리게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이전 회사에서 몇 년간 매년 24% 성장을 하던 시절, 같은 24%인데 (매출이 매년 늘어나니) 다음 해의 목표 절대량은 매년 늘어났다.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들고 와서 할 수 있다고 외치던 상무님께 대들지는 못하고 ‘저 숫자를 어떻게 달성해? 말도 안 돼.’ 하던 우리를 모아놓고 상무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물을 길어 올려야 하는데 2배의 물이 필요하다면 2배 빨리 길어 올리면 됩니다. 하지만 20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두레박이 아닌 펌프 트럭을 가져오든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그때 ‘오, 그렇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고 그럼 어떤 방법을 써야 하나를 고민하게 되었다.

성장에 목숨을 건 사장님들(대리 과장들과 달리 사장님들의 목숨은 성장 여부에 달려 있다)은 “가능하다, 기운 내라”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다른 생각과 시도를 하도록 지원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조직에 쌓고 성공의 방법을 찾는 여정에 앞장서야 하고, 임직원들은 사장님 혼자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에 걷다가 절벽에서 떨어지게 하지 말고 같이 손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자. 밀지 말고.

다 잡은 핵심인재를 놓치는 이유

삼고 초려했다. 임원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해서 바빠죽겠는데도 시간 내서 대리, 과장도 찾아가서 영입한다.

그 친구가 오면 이 일을 맡기면 되겠다 조직도의 사각형을 하나 더 채우고 흐뭇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인사부에서 연락이 온다.

“상무님, OO회사, 이 과장이 안 온다는데요.”

“예? 언제요? 언제 버전인가요? 제가 그저께 만나서 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아까 메일 와서 안 온답니다.”

‘뭐가 잘못된 건가? 이 아이가 실제로는 마음도 없었으면서 나한테는 생글거리면서 어려운 대답을 피한 건가?’ 오만 가지 생각이 난다. 메일을 전달 받았는데 마음을 바꾼 큰 이유도 없어 보인다. 뭐지? 뭐지?

고민하다가 직접 물어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안 받는다. 두 번째 전화에 겨우 답을 한다. “제가 전화를 못 봐서요.”

“아니, 이 과장, 그저께 오기로 했잖아. 무슨 일이야?”

“생각해 보니까 그냥 여기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곤란한 건 아는데 나도 사정을 알아야 우리 프로세스가 잘못되었으면 고칠 거 아닌가. 얘기라도 해 줘.”

“사실은요, 마음을 정하고 인사부랑 조건 협의를 하는데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저 여기서도 연봉도 좋고 여러 조건이 좋거든요. 꼭 이직을 할 필요도 없는데 상무님이 같이 일하자고 해 주셔서 같이 할까 했는데, 채용 조건이 좀 부실해서 제가 몇 가지 더 해 달라고 했더니, [과장님이 오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저희 회사는 규정이 원래 이래요. 다들 그 정도로 수긍하고 들어오세요. 그리고 휴가랑 인센티브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되시는 거에요.] 이러는 거에요.”

“아니, 휴가는 여기도 있는 거고 인센티브는 회사 사정으로 안 주면 그만인데 그걸 어떻게 비교라고.. 그리고 제가 언제 먼저 가겠다고 했나요? 회사의 얼굴인 인사부가 이런 정도면 회사 분위기 알 만 한 것 같아서 안 가려고요.”

엄청나게 당황스럽다. 인사부가 내 소관이면 불러다가 난리라도 쳐야 하는데.. 일단 이 과장을 달랜다. “이 과장, 원래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는 게 인사부 일이잖니. 말을 좀 더 기분 좋게 했어야 하는데 그건 잘못되었다. 그런데 일은 나랑 할 거니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기분 나쁜 건 나쁜 거고 여기 와서 좋을 일도 많을 거야.”

“상무님이 정 그러시니 그럼 한 번만 더 생각해 볼게요.”

운이 좋으면 마음을 돌려 입사하겠지만, 인사부가 회사 규정 운운하며 기분 상하게 해서 입사를 포기하는 핵심인재들도 종종 있다. 핵심인재들의 마음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성과를 많이 내는데 왜 연봉 협상 때만 형평성 이야기야. 정확히 보상을 해야 할 것 아냐. 내가 그렇게 중요하면 회사 규정을 바꿔서라도 나를 데려가야지.’ 그래서 같은 직급 동료들의 눈과 형평성에 대한 정서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대기업에서도 핵심인재들에게는 프로야구선수들처럼 사이닝 보너스 (signing bonus, 사인할 때 얹어주는 큰 돈, 이적료)를 주는 경우가 있다. 말 한 마디로 수 천만 원 사이닝 보너스 좀 갚아보자.

Consultative selling (컨설팅하며 판매하기, 문제해결식 판매)

경제가 어려우니 모든 영역에서 영업도 어렵다. 영업보다는 고객이 알고 찾아와야 한다는 강의와 컨설팅도 고객을 만나지 않고 찾아오기만 바라면 점점 잊혀진다. 현직 담당자들의 고민을 생생히 이해하고 그 고민을 해결해 주면 그 과정에서 신기하게 여러 가지 일을 맡겨준다.

고객들은 우리가 팔고 싶어하는 제품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가 해결해 줄 ‘그들의 고민거리’에만 관심이 있다. 차 한잔 하자고 바쁜 고객을 불러내지 말고, 최근 한 일과 새로 쌓은 전문성,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고객을 찾아가 고객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이해당사자들과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귀를 기울여 잘 듣고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해 준다. 일을 받으러 간 게 아닌데 나는 알고 그들은 모르는 문제에 대해 최대한 명쾌하게 문제를 정의해 주고, 이렇게 접근하면 된다, 경쟁사[경쟁학교]는 이렇게 하고 있다고 비밀이 아닌 정도의 이야기를 해 주면 고객은 갑자기 관심을 많이 보이며, “우리도 그렇게 되게 해 줘요” 하신다. 내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영업하려 접근하면 이상하게도 눈치를 채고 발을 빼는데, 내 생각을 잊고 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할 때처럼 대하면 반드시 일이 생긴다. 그래서 요즘은 세일즈맨들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고, 이를 consultative selling (컨설팅하면서 판매하기, 문제해결식 판매)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강의, 워크샵, 컨설팅뿐 아니라 다른 모든 업종에서도 일어난다. 40대 이상의 고객들을 주 대상으로 옷과 여러 용품을 판매하는 제이미파커스라는 회사 (나도 우수 고객이다)는 마케팅을 참 잘 하는데, ‘이런 옷이 새로 나왔으니 사세요. 얼마입니다’가 아니라 ‘나도 죽기 전에 청바지 한 번 입어보고 싶다’ 등의 신선한 카피로 40대 전에 청바지를 입어보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을 많이 잡았다. 여기 청바지는 품질은 좋지만 유명 상표가 붙어있지 않음에도 수 십 만 원짜리가 나오자마자 품절되곤 한다. 고객의 고민(젊어 보이는 옷을 입고 싶다)을 잘 헤아린 마케팅과 영업이다. 바지만 판매하다가 재킷, 셔츠, 벨트, 신발, 시계, 이제는 건강식품까지 판다. 파는 건 똑같은데 40대 이상 아저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문제를 해결해 주니 비싸도 아저씨들이 많이 산다.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망설이는 핵심 인재가 계약서에 사인하게 만드는 방법

함께 일했던 잘 나가시던 여러 형님들이 또 좋은 회사로 옮겨서 새로운 본부를 맡았다. 디지털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잘 만들 사람들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여러 명 소개를 해 드렸다. 사람 소개는 소개하는 사람의 수준과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정말 될 만한, 소개할 만한 검증된 녀석들만 추천한다. 다녀와서 잘 만났냐고, 어땠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이야기한다. “관심 있으면 이력서 보내라고 하시던데요.”

“그래서 넌 뭐라고 했어?”

“예” 했죠.

“어떻게 할 생각이야?”

“글쎄요, 꽉 잡는 느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요.”

초대하고 싶은 핵심인재들은 자기 조직에서 이미 자리를 잘 잡고 대접받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조직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코드 맞춰가면서 날밤 까고 일하다가 오리알 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별로 없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보통은 돈이 아니라 ‘나는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느낌과 ‘훌륭하고 사람들과 일하며 배우고 발전하는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로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꾼다는 사명감’이다.

비슷한 조건에 비슷한 역량을 가진, 마찬가지로 훌륭한 다른 분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별 생각 없었던 사람들까지 데려가신다.

“우리는 오리알 될지도 모르는 신생 부서야. 하지만 세상에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서 세상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어. 지금 회사에서 인정받고 대접받고 잘 살고 있겠지만 만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고 또 한 단계 성장할 기회를 찾고 있다면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그리고 우리가 혹시 오리알 되더라도 내 개인적인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네 커리어는 책임지도록 노력할게. 같이 해 보자. 난 네가 필요해.”

임원분들이여, 아래 직원을 뽑더라도 정말 중요한 사람이면 한 번 찾아오면 한 번은 찾아가시라. 고위 임원이 직접 찾아오시면 ‘황송하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인가’라며 기분 좋아한다. 책임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 어떻게 이야기한다고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신용 없는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을, 특히 핵심인재를 데려갈 때는 감성적으로 인간적으로 감동을 주어야 여러 악조건에서도 내게 와 주는 것 같다는 말씀이다. 마치 가진 게 없어도 “너 아니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는 남자의 청혼을 받아들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