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연사들의 코치가 해 준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조언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가르치면서, 원칙은 단순한데 잘 하기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TED 연사들의 코치가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 해 준 말을 소개한다.

“먼저 스토리를 잘 짜야 하는데,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면 중요한 디테일을 커버하지 못해 재미없고 추상적인 내용이 되고, 너무 많이 설명해서 청중이 스스로 해석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조직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없어하고 아이디어나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니, 자기가 속한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내용을 어디까지 외워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는데 완벽히 다 외울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잊어버리거나 외운 티가 날까 봐 걱정이 되고, 중요 아이디어만 생각해 놓고 말을 하자니 중요한 할 말을 빠뜨리기도 하고 준비한 만큼 못해서 질도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내용을 잘 전달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1) 원고/프롬프트를 보고 읽거나, 2) 아웃라인을 불릿포인트로 잡아놓고 이야기하거나, 3) 완전히 다 외워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보고 읽는 것은 ‘저 사람 읽네’ 라고 생각하는 청중이 떠나버리게 되니 해서는 안 되고 할 수 없이 읽어야 하더라도 가끔 눈을 맞춰야 한다. ‘외우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 동안 TED에서 가장 인기 있었고 최고의 연설로 뽑힌 것들은 완벽하게 외우고 연습하고 리허설된 것들이며,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습하고 청중들 앞에서도 수십번 리허설을 한 후에 나온 것들이다. 모든 연설이 이만큼의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면 중간 단계, 즉 중요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어놓고 보면서 이야기를 하되 중간 중간에 연결되는 부분을 어떻게 부드럽게 할지에 주의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데, “슬라이드에 할 말을 많이 적어놓고 읽는 것은 쉽긴 하지만 지루하고 짜증스러우니 대화하듯 말하되 이야기에 꼭 필요한 것만 가끔 화면에 보여주면 된다. 또한 무슨 내용에 대해 말할지를 (서론을) 아주 길게 이야기하거나,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은근슬쩍 이야기하거나, 책을 자꾸 인용하거나, 똑똑해 보이기 위해 설명도 안 해 주고 기술적인 전문용어를 많이 쓰거나, 자기가 속한 조직의 역사나 업적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면 프레젠테이션을 망치게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할 수록 더 느끼게 되는 것은, 현란한 전달 스킬보다 스토리가 훨씬 중요하며 청중들은 ‘좋은 이야기’보다는 ‘진솔한 이야기’에 훨씬 더 가치를 느끼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보다 ‘고객’인 청중이 들으면 좋을 이야기에 훨씬 더 많이 신경써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내 커리어에 큰 도움을 준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을 배우게 된 계기

어느 날, 부장님이 오셔서 물으신다.

“문병용 씨, 영어 공부 하는데가 있는데 같이 안 가볼래?”

“예, 다음에 같이 가시죠.”

몇 주에 한 번씩 부장님이 물어보시고 내가 다음에 가자는 이야기를 한지 2-3번이 지났다. 그 당시 영어공부라는게 학원 가는 것 아니면 카페에 외국인과 앉아 프리토킹하는 수준이라 아시는 외국인들이 있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한 번 가 보기로 하고 부장님을 따라나섰다.

장소는 종로 2가 국세청 빌딩, 지금은 삼성증권이 있는 높은 건물이다.

빌딩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 올라갔는데 내려서 보니 좀 으리으리한 비즈니스 센터가 있는 층이다. 들어갔는데 근사한 조명에 긴 원목 테이블에 의자가 쫙 놓여 있고 외국인들과 우리 나라 분들이 앉아있다. 다들 잘 차려입은 정장에 얼굴도 한 자리씩 하는 분들 같다. 책상에는 빽빽한 영어로 뭐라고 써 있는 종이가 한 장씩 놓여있다.

“부장님, 여기 뭐하는 데에요?”

“응, 있다가 자기 소개하라고 하면 30초 정도 이름, 하는 일,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는지를 이야기하면 돼. 그리고 구경해 봐.”

“예.”

저녁 7시 반이 되자 부장님이 앞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신다. “Ladies and gentlemen, welcome to Seoul Toastmasters.” 유창한 영어를 하시는 우리 부장님이 아주 멋지다.

“오늘 오신 분들, 어떻게 오셨는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영어 꽤 한다고 하고 살아왔는데, 사람들 행색을 보아하니 다들 한 자리씩 하는 분들인 것 같아 주눅이 들어 어버버 하면서 겨우 자기소개를 했다. ‘영어 좀 한다더니 이 정도였어?’라고 생각하셨을까봐 창피했다. 나머지 1시간 반 정도는 미팅을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면서 유심히 살펴봤다. 빽빽하게 적힌 것은 그날의 미팅 진행 순서,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그 미팅에서 역할을 나누어 맡고 나와서 뭘 하고 들어가고 다음 사람이 나오고 들어가고, 그 모든 걸 다시 나눠 맡아서 서로 평가해 주고 피드백 해 주는, 선생님이 가르치고 학생들이 배우는 학원 스타일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배우는 시스템이다. ‘야, 이렇게 훌륭한 모임이 있구나.’

“어땠어?” 끝나고 나서 부장님이 물으신다

“너무 좋은데요.” “저는 카페에서 외국인 몇 명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너무 프로페셔널한데요?”

“그렇지? 여기 진짜 좋은 모임이야. 이제 여기 나랑 같이 다니자고.”

매주 부장님 차를 얻어타고 모임에 나가면서 조직에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운 Toastmasters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