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면접에 대처하는 방법

‘압박’이란 단어는 불편하다. 강자인 면접관으로 들어가서 약자인 학생들을 놀려 먹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게 하는 면접관은 내 주위에선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가끔 학생들이 어디까지 버틸까? 들어와서 좀 힘들어도 그만 두지 않고 극복하는 노력을 할까?라는 것이 궁금해 약간 어려운 문제를 심각한 얼굴로 낼 때가 있다.

대부분의 면접관이 기대하는 것은, 회사에서 선배나 조직장이 다른 일로 기분이 상하거나 상태가 안 좋아 좀 짜증을 부리고 혼내더라도 의연하게 이겨내고 다시 잘 해 보려고 하는 후배의 모습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갑인 마지막 자리인 면접에서 (갑을 비유가 우습지만 일단 회사에 들어오면 요즘은 윗사람이 반드시 갑은 아니다) 맷집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거에요? 그런 이런 면을 해결 못하잖아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거에요?”

상대가 압박면접 (혹은 맷집 면접)을 한다고 느끼면 그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개인적인 공격이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연기하는 것이니, 의연하게 자기 뜻을 주장하라.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도전하면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쉽지 않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의연하게, “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럴 때는 그렇게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런 이런 이유로 여전히 제 생각이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자. 면접관인 미래의 팀장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제법인걸’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면접으로 넘겨줄 것이다.

모든 사장님들이 뽑고 싶어할 사람

​지난 주 한 한기 동안 강의했던 경기도의 국립대학 취업 교과목 강의를 마쳤다. 그동안 특강만 많이 하다가 학기 전체를 맡아 한 첫 강의여서 그런지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내 새끼 같은’ 느낌도 들고 (실제로 저학년 학생들은 딸아이와 몇 살 차이도 안 난다) 철부지 아이들 같기도 한데 때로 어른스러운 모습에 감탄하기도 한다. 욕심을 내서 매시간 숙제를 냈다가 학생들도 나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배운게 많았다고들 하니 흐뭇하긴 한데 다음 학기까지 몇 명이라도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니 부담도 된다.

똑같은 숙제를 내도 어떻게 해 오는지가 학생들의 능력, 노력 수준에 따라 많이 다른데 몇 명의 학생들은 정말 놀라운 수준으로 써 온다. 그 중 한 4학년 학생은 학교를 다니던 중 (아마 휴학을 하고 다녔던 것 같은데) 몇 달 동안 일했던 작은 회사에서 1,000군데가 넘는 거래처의 미수금을 찾아내서 못 받은 돈을 받아내고, 10박스가 넘는 5년치 회사 영수증과 파일을 다 꺼내와 분류하고 증빙을 갖춰 세무조사에 대비해 세금을 절약했다는 이야기를 써 왔다. 다른 업적들도 있었지만 이 두 가지 일만으로도 ‘정말 모든 사장님들이 뽑고 싶은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매 수업 시간에 이 학생의 숙제를 좋은 예로 소개하고 “다들 OO처럼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도 했는데 지난 주 마지막 시간에 “OO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니?” 했더니 모 대기업 금융기관 서울 본사에 인턴으로 지원했는데 이틀 후 최종면접만 남았다고 한다. 수제자 같은 친구인데 꼭 합격했으면 해서 수업 끝나고 잠깐 남으라고 하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나 잘 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이 없었는데 업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재무 회계 쪽 일을 하려 하는데 꼭 어느 업종, 어느 회사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업종에 대한 열의도 보여야 하니, 이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장 중요한게 뭔지, 지원하는 회사는 뭘 더 잘 하면 좋을 것 같은지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하게 하고 내 생각도 이야기를 해 줬다. 학생들 수준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이야기라 유심히 잘 듣고 녹음도 해 갔다. 보내면서도 ‘그날 잘 하려나. 잘 되어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들었다.

이틀 후 오늘 연락이 되어 어떻게 되었는지 물으니 그날 인터뷰 후 바로 합격했다고 한다. 다행히 같이 준비한 질문들이 나왔고 면접관들도 대답을 참 잘 한다고 하셨다고. 주변 지원자들을 보니 다들 명문대에서 온 대단한 스펙의 소유자들이 많아 많이 쫄았었나본데 그리 알려지지 않은 학교에서 왔지만 누구보다 더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증명해 합격했다. 면접을 잘 한 것도 중요했지만 이 친구가 살아온 이야기를 서류로만 봐도 누구나 데려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배경이나 스펙이 좀 부족해도 이런 친구들은 어딜 가나 성공한다. 주변에서 “네가 뭘 그렇게까지 욕심을 내니” 하더라도 본인이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고 계속 노력한다면 아마 아는 사람들 중 가장 크게 성공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같은 수업을 들은, 같은 과의 또 다른 훌륭한 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OO는 OO 금융기관 서울 본사 합격했다는데 들었니?” 이 친구 부러워하면서 약도 오르나보다. 묻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이렇게 할 거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길게 문자로 보내왔다. 나도 참 얄밉다.

“회사는 미래의 당신을 뽑는다.” – 제목의 느낌보다 읽을 내용이 훨씬 많은 책

오랜 시간을 만난 사이가 아니어도, 나와 비슷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몇 분만의 대화로도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어 짧은 시간에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알고 있는 좋은 걸 나누게 된다.

얼마 전,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쳐 성공하고 잘 살게 해 주고 싶은 리더’의 삶을 꿈꿔온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사람을 우연히 만났다. 내 이야기에 공감도 많이 하고 호응이 좋아 나랑 잘 통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책을 선물로 받아 읽고 나서 ‘세상에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나’하며 놀랐다.

처음 책을 본 느낌, 목차를 매력적으로 잘 뽑았다. 그래도 저자가 아직 많이 젊으니 실제 경험이 많이 있을까, 어떤 내용인지 제목만 봐도 알 것 같은, 그것도 내가 오랫동안 공부한 커리어 분야의 책, 내가 다 아는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점점 ‘오, 이 젊은 친구가 내공이 있네. 아는 내용인데도 맞아 맞아 하는 생각이 들게 전달을 잘 하네. 이런 건 나도 안 해 봤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좋은 내용을 빨간 펜으로 표시하고 줄을 그었다. 앞 부분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내용인데 반이 좀 안 되어서부터는 이 책이 인생에서의 ‘성공’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린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7-8년 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겪고 느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 일과 사람과 회사에 대한 이야기. 내가 기업들에서 하는 ‘일의 의미를 찾고 조직생활의 재미를 찾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생각과 믿음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형님들로 모시는 유명 기업의 CEO 분들, 분야, 업종, 그간의 커리어가 다 다른데도 성공에 대해서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똑같은 이야기를 하신다. ‘야, 정말 성공하는데는 공통 요소가 분명히 있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12살이나 어린 띠동갑 저자가 쓴 책을 보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좋은 이야기를 잘 엮어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일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감정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은 사람들만 읽을 책이 아니라, 나이와 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공감하고 느낄 내용이 많다. 회사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환한 영향을 준 이야기는 나도 해 봐야겠다고 책 앞 부분에 별도로 적어놓게 된다. 기업에 입사할 분들은 물론,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연애하듯 면접 보기’, ‘꿈꾸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끊임없이 회사가 좋다고 말하라’, ‘회사 이름만큼 유명한 자신이 되라’,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라’ 등 소제목만 봐서는 다 아는 이야기일 것 같지만 실제 이야기를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게 하는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회사는 미래의 당신을 뽑는다

 

“좋은 서비스를 해서 고객을 감동시켰던 경험을 이야기해 보세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마트나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짜증내던 고객을 진정시키고 원하는 상품을 골라드려 고객이 만족하고 가셨습니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소재도 평범한데다 너무 흔한 이야기라 재미도 없고 느낌도 없다. 내가 사람들에게 예로 들어주는 다음 실화를 들어보시라.

나는 예쁜 넥타이를 좋아하고 넥타이 선물을 하거나 받는 일이 많다. 약 세 달 전 금요일 저녁, 고마운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분당에 있는 AK 백화점에 갔다. 명품백으로 유명한 L사의 넥타이를 보러 매장에 들어갔다. 꼼꼼한 성격인데다 물건을 살 때 불량품이 많이 걸렸던 경험이 있어 선물은 특히나 까다롭게 고르는데, 넥타이 표면이 매끄러운지를 확인하기 위해 위에서 찬찬히 내려다보는 정도가 아니라 눈높이에 타이를 올려놓고 보풀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매의 눈으로 확인한다. 그런데, 내 담당 매니저는 내가 마음에 든다고 한 여러 모델을 재고가 있는대로 다 가져와 눈높이에서 살펴보더니 “고객님, 이 타이가 제일 상태가 좋습니다.”라고 골라주는게 아닌가. ‘오, 나만큼 꼼꼼한 사람이 있긴 있군.’하고 사기로 했는데 “고객님, 카드를 쓰시겠습니까?” “어, 카드가 있어요? 여러 번 샀는데 아무도 권해주지 않았는데. 그럼 주세요.” “저기 편한 자리에서 쓰세요.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카드와 펜을 책상에 놓아 주고 포스트잇을 가져다 카드 옆 책상에 붙여준다. “이건 뭔가요?” “예, 쓰시다가 잘못 쓰실 수 있으니 일단 연습하시고 옮겨 적으시라고 드렸습니다.”

‘와우!!’ 감동. 좋은 서비스 많이 받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헤아려서 챙겨주는 느낌이 드는 서비스는 처음인 것 같다. “매니저님, 고객의 소리를 쓸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약간 긴장한 얼굴로) “왜 그러시는지요?” “고객의 소리는 진상 고객이 화났을 때만 쓰는게 아니라 저처럼 감동 서비스를 받은 사람도 써야지요. 제가 하나 써 드리려고요.” (웃으며) “예, 따로 그런 건 없는데 저한테 써 주시면 제가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감동적인 서비스 감사합니다’ 정도로는 내 마음이 서운해서, 난 원래 이렇게 고르는데 이렇게 이렇게 챙겨주어 좋았고 고마웠다고 10줄 정도 상세하게 써서 매니저 분께 드리니 얼굴이 환해진다. “오늘 몸이 안 좋았는데 고객님 덕분에 하루가 너무 기분 좋게 갈 것 같습니다. 제 이름은 OOO이고요, 다음에 저희 매장에 오시면 또 저를 찾아주십시오. 제가 serve해 드리겠습니다.”

선물을 하고 밤에 집에 돌아왔는데 생각해 보니 나 혼자만 알기엔 너무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서비스는 널리 알려 백화점과 매장 분들이 다들 이렇게 고객들에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백화점 홈페이지, 페이스북, L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꽤 상세한 글을 남겼다. 고객의 소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몇 시간 안에 세 채널 모두에서 ‘칭찬의 글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실제로는 훨씬 상세하고 정중한 인사를 해 왔다. 그리고 이 매니저는 원래 서비스 잘 하기로 유명하며, 월요일 오전 조회시간에 다시 한 번 공유해서 칭찬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나는 다른 백화점의 10년 이상 단골인데, 이 매장만큼은 이 백화점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에 카카오톡 문자가 왔다. 크게 칭찬을 받아 기쁘고 고맙다는 인사. 그녀와 나는 지금 페이스북 친구다.

차별화된 감동 서비스를 했던 경험에 대해 자소서나 면접에서 이야기하려면 이 정도 얘기는 해줘야 한다. 생생하게.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습니까?”

면접에서든, 자기소개서에서든 “왜 여기 오려고 합니까?”라고 물어본다. 면접에서는 직접 물어보고, 자기소개서에서는 ‘지원동기’라는 항목에서 물어본다.

최고의 회사나 학교에서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 하버드에 지원하는 사람에게 “왜 하버드에 오려고 하니?”라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학교니까 오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선택되지 않는다. “세상에 큰 영향을 주는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은데, 그런 리더를 길러내는 학교가 하버드이므로 여기 와서 공부해야겠습니다.” 정도의 이야기를 해야 ‘음, 그렇지. 우리 학교는 세계적인 리더를 길러내는 학교니까.’ 하면서 뽑아줄 만한지를 살펴본다.

회사도 그렇다. “왜 여기 오려고 합니까?”라는 질문에 “작년 매출이 얼마고, 수익성이 얼마나 좋으며 앞으로 유망한 회사라 지원했습니다”라거나 “복지혜택이 좋아서 지원했습니다”라는 대답을 하면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이기적인 사람이군. 자기 좋아지는 이야기만 하네.’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 오고 싶다고 말하려면,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지, 자기가 오면 회사가 어떻게 좋아질 건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와야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왜냐 하면 나는 그 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노력해야 가능한지도 안다고’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자기 이야기를 하지 말고, 듣는 사람의 이해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처럼, 회사가 자신을 선택하게 하려면, 회사를 통해 자기가 좋아지는 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을 통해 회사와, 나를 뽑아주는 이 분이 좋아지는 이야기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원하는 이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뭘 잘 하고, 뭘 못하고 있는지, 요즘 관심사가 뭔지, 사람들은 어떤 상태인지 등 회사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빠삭하게 공부하고 알아내야 한다.

이제 누가 이렇게 물으면 “나는 OO한 일을 좋아하고 이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려 한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곳이 있지만, 나와 믿는 바가 같고 가장 큰 규모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이 곳에 와서 회사를 10배 성장시키면서 나도 같이 커야겠다.”라고 말하라. 진심으로.

“자기 소개를 해 보세요.” (“Please tell me about yourself.”)

자기 소개를 해 보세요.”

모든 인터뷰에서 반드시 물어보는 이 질문, 가장 쉬워보이는 이 질문이 대답하기 가장 어렵다. 더 복잡한 질문들도 멋지게 대답을 하면서 왜 이 단순한 질문을 받으면 멍~해지는 걸까? 늘 들어봤던 질문이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 (참고로, 영어로는 “Please introduce yourself.”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콩글리쉬 같고 “Please tell me about yourself (너에 대해 말해봐).”라고들 한다.

내가 몇 년간 공들여 훌륭히 키운 조카가 국제중, 민사고를 거쳐 영국 최고의 명문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유학 전 인터뷰를 도와주면서 제대로 된 대답을 만드는데 가장 힘이 들고 많은 시간이 걸렸던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왜 이 길을 가려고 하는지 같이 고민했던 아이라 뭐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이 공부를 하려 하고 이 학교에 와야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준비는 이렇게 이렇게 해 왔다 등등에 대해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똑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는 아이였는데, 다른 걸 다 연습한 후에 가장 쉬운 이 질문을 하니 대답을 못한다. 참. “야, 다른게 다 준비되면 뭐해! 너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못하는데!”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탐문수색과 선문답을 하며 괜찮은 답을 준비했다.

우리가 이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인터뷰에서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저는 어느 학교를 나왔고, 뭘 전공했고 어디서 일했으며 여기에 지원했습니다’라고 하는 너무나 똑같은 형식의 재미없는 대답을 한다. 이력서 3초만 보면 알 수 있는 이 대답을 심지어 3분 정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질문한 사람은 1분 정도 편한 분위기에서 시작(ice breaking)해 보자 하는 생각도 있고, 바빠서 이력서를 못 보고 와서 시켜놓고 이력서 훑어보는 경우도 있고, 서류는 봤지만 인간적인 면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에 묻기도 한다. ‘이 사람이 가진 조건은 알겠는데 서류에 써 있지 않은, 진짜 ‘사람’에 대한 몰랐던 점은 언제 나오는 거지? 아직 1/3도 이야기 안 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면접관은 “예, 그만하면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아무 느낌과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고 가장 중요한 처음 1분을 날렸다. 훈훈한 분위기는 없다. 이제 날카로운 질문이 시작된다.

자기소개는 이렇게 하는 거다. ‘나는 OO를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OO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뭘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공 이야기) 그 공부를 마치고 이 길로 (지원하는 자리와 관련된 이야기) 가기로 결정하고 그 길을 가기에 가장 좋은 곳인 여기 (이 조직)에 지원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서류를 안 보고 1분 이야기만 들었는데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불필요한 이야기를 쏙 빼서 담백하고 간결하게 1분 동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연습하고 리허설하라. 그리고 나중에 왜 이곳이 가장 좋은 곳이냐고 물어보면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라고 물어본다) 자기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이기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세상에 가장 큰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어서’ 이 조직에 지원했고 이 조직은 앞으로 (내 덕에) 이렇게 좋아질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라.

노래방 가서 노래 시켜놓고 바라보지 않으면 힘빠지는 것처럼, 자기소개 시켜놓고 날 안 보고 서류만 보고 있으면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하지만 면접관은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평가한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지라도 똑같은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아이디어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팔 수 있는지를. 눈은 마주치지 않아도 귀는 2배 더 쫑긋하며 듣고 있으니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도록 하시라. 1분이다.